2011년 새 봄을 맞으면서 뉴욕, 뉴저지 일원의 한인단체들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많은 단체들이 새로 취임하는 회장들로 옷을 갈아입으며 나름대로 활성화를 다짐하지만 선거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내고있는 일부 단체들도 있다. 금년 초반에 실시된 단체장 선거의 특징은 대부분 경선을 피하고 단독후보를 내는 단체들이 예년에 비해 많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뉴욕한인회가 그렇고 뉴저지한인회, 포트리한인회, 뉴욕한인청과협회, 수산인협회, 뉴저지체육회 등이 그랬다.
반면 경선을 택한 단체들도 있었지만 과거와 같이 과열된 양상을 보이진 않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퀸즈한인회. 이명석 후보와 한양희 후보가 경선에 나섰지만 간접선거로 치러진 투표에서 오히려 지역내 37개 단체 대표들이 열의를 갖고 참여하는 민주적인 면모를 보였다. 이로인해 앞으로 간접선거제를 택하는 단체들이 늘어날 전망도 보이고 있다. 또다른 경선은 24일로 투표일정이 잡힌 뉴욕한인경제인협회 정도이다. 이선거에는 민승기 현회장과 강병목 이사장간의 한판 승부가 걸려있다.
그러나 일단 선거를 통해 당선되었거나 취임식을 마친 회장들에 대해서는 한인사회가 만만치 않은 주문을 하게 마련이다. 공탁금을 비롯해 적지않은 재정과 시간을 투자하고 한인사회에 봉사하겠다는 지도자에게는 일단 기회를 주고 결과로서 평가하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에따라 새로 회장을 맞은 단체들은 조직을 점검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하는등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전임자들과 차별화 전략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신임회장들의 모습도 보이지만 눈에 띠는 새로운 계획 보다는 대부분 전임회장들의 연례사업을 전승하는 경우가 많다. 이익단체들은 회원들의 이익을 최우선 사업으로 편성하고 봉사단체들은 관련기관들로 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보인다. 그만큼 신임회장들의 어깨가 무겁다.
뉴욕한인회장에 단독으로 출마한 한창연 후보는 지난주 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한 후보 공약설명회에 나서야 했다. 아무리 단독후보지만 일단 후보로서 제시한 공약에 대해 설명을 듣고 스크린 절차를 갖자는 역대회장단협의회 등의 주문을 선관위가 받아들여 주최했던 것. 이 자리에서 한후보는 경기침체 속에 고전하고 있는 한인 비즈니스를 위해 정기적인 세미나를 통해 전문인들이 참여하는 정보를 제공하거나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할 뜻을 강하게 비쳤다. 또한 전임회장 대에 성공을 거둔 1,5세와 2세들의 참여가 단절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답변도 들었다. 한후보는 27일로 일정이 잡힌 정기총회에서 과반수의 찬성의 인준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그역시 단독후보로 출마하여 우여곡절 끝에 취임식을 마친 이현택 뉴저지한인회장에게는 더욱 혹독한 주문이 기다리고 있다. 전임 기간에 튀겨놓은 흙탕물을 말끔히 청소할 것과 땅에 떨어진 한인회의 신뢰를 끌어올릴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화합의 모범을 보여달라는 것. 25대 뉴저지한인회의 성패는 바로 이 부분에서 갈리도록 되어있다. 지난주 집행부 구성을 마치고 이번주 이사회가 소집된다.
한편 경선은 아니지만 신임회장 투표과정이 문제가 되어 불화를 키운 단체들도 있다. 대뉴욕지구 한인상록회와 뉴욕대한체육회가 바로 그 예. 뉴욕한인상록회 선거관리위원회는 공탁금과 함께 등록을 마친 하장보 후보의 단독출마를 인정하고 당선증까지 교부했다. 이사회도 이를 인준하고 오는 26일 정기총회에서 인준절차만 남겨둔 상태였으나 이종대 현 회장측이 이의를 제기함으로서 불협화음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5월21일 정기총회에서 자신이 회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에 아직 임기가 남아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상록회의 분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데에 문제가 있다. 선거때만 되면 으례 불거지는 파벌싸움에 소송으로 까지 이어졌던 전레를 깰수는 없는 것일까. 한인사회 어른 단체인 상록회가 스스로 풀어야 할 고질병 중의 하나다.
뉴욕대한체육회 역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단독후보로 출마한 이석찬 유도협회장의 당선을 발표하고 지난 5일 정기총회에서 인준까지 받은 상태. 그러나 전임 이병현 회장이 이사회를 통해 자신이 연임됐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파열음을 내고있다. 역대회장단을 비롯한 체육계 유지들이 나서 언젠가 교통정리를 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한지붕 두가족의 예는 또 있다. 지역한인회연합회의 경우도 김근옥 회장과 김광식 회장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말썽 없이 단독후보로 당선된 단체장들은 뉴욕한인청과협회 김영윤 회장, 뉴욕한인수산인협회 곽호수 회장, 뉴저지체육회 박행순 회장, 포트리한인회 윤지선 회장 등이다. 이들의 어깨 역시 무겁기는 마찬가지. 단체들 마다 고유의 사업과 풀어야 할 당면과제들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뉴저지의 단체들은 4월27일 실시되는 주내 교육위원 선거에 출마한 한인 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함께 뛰어주어야 한다.
대체로 한인사회에는 단체들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비슷한 취지, 비슷한 목표를 가진 단체들이 서로 경쟁하다 보면 갈등을 낳기 쉽고 특히 선거철에는 그와같은 불화들이 표면화되기 쉽다. 금년 선거는 비교적 과열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 이유가 없겠지만 선거가 과열되다 보면 부작용 또한 많은게 상례. 선거가 끝나고도 오래동안 분열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취임식을 마친 회장이 막상 일은 뒷전에 밀어두고 ‘아무 일도 안하기 작전’을 펴는 얌채 단체장들도 제법 있다.
정작 일해야 할때, 재정을 써야 될 때 일은 하지 않고 임기가 끝나기만 기다리는 무책임한 회장들의 전례는 많다. 이제 새봄을 맞아 단체장에 취임하는 새 회장들에게 거는 기대는 그래서 더욱 크다.<국사편찬위 해외위원>
한창연 뉴욕한인회장 후보 공약 설명회가 지난 18일 열렸다.
뉴욕한인청과협회 김영윤 회장 취임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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