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패’ ‘로열 패밀리’ ‘욕망의 불꽃’ 선전
장기간 부진에 시달리던 MBC 드라마가 최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석권하며 ‘드라마 왕국’의 신화를 재현할 기세다.
18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MBC 수목극 ‘로열 패밀리’는 전날 14.4%의 시청률을 기록, 이틀 연속 경쟁작들을 누르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로열 패밀리’는 SBS ‘싸인’ 종영 후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며 지난주보다 시청률이 배 가까이 뛰었다.
앞서 ‘짝패’도 KBS ‘드림하이’의 빈자리를 메우며 3주째 월화극 시청률 1위를 지켰고 밤 10시대 주말극 ‘욕망의 불꽃’은 20%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SBS ‘신기생뎐’을 여유있게 앞섰다.
주말 9시 방송되는 ‘반짝반짝 빛나는’도 경쟁작 SBS ‘웃어요 엄마’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후발주자인 ‘반짝반짝 빛나는’은 최근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며 시청률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종반에 ‘웃어요 엄마’를 역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장기 침체 고리 끊나 = 시청률 25%를 넘는 대박 드라마가 없는 점은 아쉽지만 그간 MBC 드라마의 성적을 감안하면 최근의 선전은 부활의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사랑이 뭐길래’ ‘아들과 딸’ ‘그대 그리고 나’ 등 숱한 히트작을 배출하며 한때 ‘드라마 왕국’으로 불렸던 MBC는 최근 6년간 주말극 경쟁에서 연전연패하는 등 극심한 부진을 보여왔다.
주말극에서는 KBS가 ‘내사랑 금지옥엽’ ‘솔약국집 아들들’ ‘수상한 삼형제’ ‘결혼해주세요’ 등으로 승승장구하는 사이 MBC는 ‘인연 만들기’ ‘민들레 가족’ ‘글로리아’ 등이 10% 안팎의 시청률에 그치며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수목극에서도 극심한 침체를 보였다.
2009년 ‘돌아온 일지매’ 이후 ‘히어로’ ‘맨땅의 헤딩’ ‘혼’ ‘트리플’ ‘신데렐라 맨’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등은 10% 아래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다.
지난해 ‘개인의 취향’이 기대를 밑돈 데 이어 후속인 ‘로드 넘버원’은 130억원이 넘는 제작비와 호황 캐스팅에도 한 자릿대 시청률에 그쳤다.
‘꽃보나 남자’의 열풍을 재현하길 기대했던 ‘장난스런 키스’는 급기야 시청률이 2.8%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파스타’와 ‘동이’로 체면치레를 했던 월화극에서도 ‘역전의 여왕’으로 기세를 이어가길 노렸으나 쉽지 않았다.
‘자이언트’의 위용에 밀리던 ‘역전의 여왕’은 ‘자이언트’ 종영 후 시청률 1위에 올라섰으나 이내 복병 KBS ‘드림하이’에 역전당하며 시청률 2위로 종영했다.
◇ 부활 원동력은 탄탄한 이야기 = MBC 드라마는 KBS 1TV ‘웃어라 동해야’가 버티고 있는 저녁 일일극을 제외하면 주요 시간대에서 모두 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올라섰다. 특히 장기 침체에 시달리던 주말극과 수목극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MBC 드라마의 부활을 이끄는 작품들은 탄탄한 이야기를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욕망의 불꽃’은 출생의 비밀에 복수와 음모 등 막장 드라마의 전형적인 설정으로 출발했지만 배우들의 선 굵은 연기에 긴박한 전개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반짝반짝 빛나는’은 지난달 12일 한 자릿대로 출발한 후 빠른 이야기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웃어요 엄마’를 바짝 추격 중이다.
이들 주말극의 선전에는 작년 11월 가을 개편 때 시간대를 ‘뉴스데스크’와 바꾼 것도 영향을 미쳤다. MBC는 당시 ‘뉴스데스크’를 8시로 당기고 8시 주말극의 시간대를 9시로 옮겼다.
최근 결과로 볼 때 드라마 고정 시청층을 상당수 확보한 KBS 2TV보다는 KBS 1TV 뉴스 및 SBS 드라마와 맞붙는 게 유리하다는 개편 전략은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수목극에서는 ‘로열 패밀리’의 선전이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기대작 ‘마이 프린세스’가 ‘싸인’에 완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던 MBC로서는 ‘로열 패밀리’의 선전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점에서 ‘로열 패밀리’가 지금까지 보여줬던 긴장감을 유지한다면 앞으로 시청률이 추가로 상승할 여지는 충분하다.
조선시대 민초들의 삶을 그린 ‘짝패’ 역시 김운경 작가가 ‘서울 뚝배기’ ‘서울의 달’ ‘파랑새는 있다’ 등으로 서민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남다른 재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대영 드라마국장은 "부진했던 시기 내실 있는 작품들을 꾸준히 준비해 온 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야기와 연출의 힘을 갖춘 드라마들이라 앞으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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