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시청률 16.1%..첩보액션 장르 개척
SBS TV 액션대작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이 액션과 드라마 사이에서 방황하다 결국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21일 종영했다.
22일 TNmS에 따르면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은 전날 마지막회에서 시청률 12.4%를 기록했다.
작년 12월13일 화려한 액션 신과 함께 시청률 25.9%를 기록하며 호기롭게 출발한 드라마는 그러나 빈약한 데다 갈지 자 걷는듯한 스토리 탓에 결국 첫회에 비해 반토막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또다른 시청률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에서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의 첫회 시청률은 22.8%, 마지막회 시청률은 13.3%였으며, 20회 평균 시청률은 16.1%로 나타났다.
같은 시간 방송된 KBS 2TV ‘드림하이’의 시청률은 17.6%, MBC TV ‘짝패’는 13.2%였다.
◇’아이리스’ 스핀오프..’시도는 좋았으나’ =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은 ‘아이리스’에 이어 인기 미국 드라마 ‘24’같은 한국형 첩보액션 블록버스터 시리즈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2009년 12월 시청률 39.9%로 막을 ‘아이리스’의 성공에 힘입어 제작된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은 ‘아이리스2’로 가기 전, ‘아이리스’의 성공을 잇고 ‘아이리스’에서 익힌 첩보액션 드라마 제작의 노하우를 발전시키기 위해 ‘아이리스’의 스핀오프(번외편) 개념으로 만들어졌다.
그런 점에서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의 기획의도와 시도는 좋았다. 막장 드라마가 판을 치고 스튜디오 위주의 규모가 작은 고만고만한 드라마들이 주를 이루는 국내 안방극장에서 스케일이 큰 첩보액션 블록버스터의 맥을 잇는 것은 드라마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세계로 뻗어가는 한류 드라마의 발전을 위해서도 반가운 일이었다.
그러나 ‘24’ 같은 드라마 시리즈에 필수적인 두터운 작가군이 없는 상황에서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의 출발은 성급했다.
‘아이리스’ 종영 후 사실상 곧바로 촬영에 돌입한 드라마는 스토리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없었다. 기세등등하게 해외 촬영용 쪽대본만 들고 제작에 들어갔지만 결국 해외 촬영분의 사이사이를 메울 스토리의 부재로 방송 내내 허덕여야했다.
◇첩보액션 장르 개척..액션 명장면 이어져 =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의 총제작비는 145억 원으로 다른 20부작 미니시리즈 드라마에 비해 세 배 이상 많은 제작비가 투입됐다.
드라마는 하와이, 뉴질랜드, 일본, 이탈리아를 넘나드는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한국 드라마의 무대를 대폭 넓혔고, 거의 매회 총격신을 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액션에 ‘올인’하며 스케일을 키웠다.
이렇게 판을 키운 드라마는 초반 액션 명장면을 쏟아냈다. 특히 해외 로케이션에서 이국적 풍광을 배경으로 선보인 다양한 액션은 남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국내에서 인천대교를 가로막고 벌인 총격신은 영화에서도 시도하기 힘든 과감한 장면이었고, 추성훈과 차승원의 화장실 육박전 등은 화면에 배우들의 땀방울이 맺힐 정도로 리얼했다.
첩보액션 드라마답게 정우성, 수애, 이지아 등 주연배우들은 시종 뛰어다니고 변장했으며, 부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몸을 던져 액션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대본이 부실해지면서 액션의 긴장감도 많이 떨어졌다. 국가위기방지국(NTS) 요원들은 늘 한발 늦게 출동해 테러조직 아테나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액션의 힘도 빠지게 됐다.
◇액션과 드라마 사이 균형 찾아야 = ‘아이리스’는 액션 못지 않게 이병헌과 김태희의 멜로가 초지일관 시청자의 흥미를 끌면서 시청자에게 액션과 드라마의 재미를 동시에 선사했다.
그러나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은 액션에 대한 자신감으로 드라마를 소홀히 해 여성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이 드라마의 주 시청층은 40대 남성으로 나타났다. 여타 인기 드라마의 주 시청층이 여성인 점과 대비된다.
정우성, 수애, 차승원, 이지아의 4각 멜로는 액션에 파묻혀 설득력 없이 전개됐고 자연히 깊이도 없었다.
이 때문에 마지막회에서 이지아(한재희 역)가 차승원(손혁)의 손에 죽자 이에 정우성(이정우)이 오열하고, 뒤이어 차승원이 수애(윤혜인)가 쏜 총에 목숨을 잃는 결정적인 순간들이 이어졌지만 시청자의 감정이입은 힘들었다.
’아이리스’와 달리 처음부터 악의 세력을 드러내놓고 시작한 것도 결과적으로는 패착이었다. 악의 존재를 추적하는 긴박감이 사라진 자리에는 더욱더 견고한 선악의 대결이 자리했어야 했지만 드라마는 도대체 왜 주인공들이 싸워야 하는지 매끄럽게 설명하는 데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매회 공회전하듯 총격신만 이어졌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는 22일 "안방극장에서는 액션이 너무 과다해도 역효과가 난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며 "다음번에는 드라마에 좀더 비중을 둬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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