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밧줄에 묶인 노미오와 줄리엣.
오늘 개봉되는 만화영화 ‘노미오와 줄리엣’(Gnomeo & Juliet)을 제작하고 노래를 작곡한 수퍼 스타 가수 엘튼 존(63)과의 인터뷰가 지난달 21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자신의 상표가 되다시피 한 푸른 안경을 낀 엘튼은 살이 토실토실하니 쪘는데 노래까지 하면서 아주 정력적이요 즐겁고 명랑하게 질문에 대답했다. 그는 지난해 말에 얻은 아들 재커리(그의 동성애 파트너인 데이빗 퍼니시의 정자를 대리모에 인공수정해 지난해 12월25일에 태어났다) 때문에 행복에 넘쳐 있었는데 매우 지적이요 깊이가 있고 또 자상했다.
인터뷰 후 사진을 찍을 때 기자가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소개하자 엘튼은 “아 그러냐. 사우스코리아에서 내 뮤지컬 ‘아이다’와 ‘빌리 엘리옷’을 공연했지”라면서 반가워했다.
“내 노래로 장난하듯 즐기는 영화 완성”
*어떻게 해서 정원 장식용 난장이들이 주인공인 해피엔딩 만화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얘기를 만들게 됐는가.
-난 나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와 내 노래를 대상으로 시각적으로 또 청각적으로 놀리고 장난하듯이 즐기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예술가는 자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중요한 사람들이 아니다.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슬픈 사람들이다.
*영화에는 당신의 옛 노래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것은 당신의 노래들을 신세대에게 소개하려는 뜻인가.
-그런지도 모른다. 영화의 아이디어는 제작사인 디즈니의 딕 쿡 회장의 것으로 만드는데 11년이나 걸렸다. 원래는 영화를 위해 새 노래를 작곡하려고 했으나 나의 자식과 같은 영화라는 생각에 새 노래 2곡과 함께 옛 히트곡들을 취입했다. 영화음악은 과거 나의 밴드에서 일한 제임스 뉴턴 하워드가 작곡했다.
이루지 못한 게 없지만
아들을 갖게 된 것은
내 삶의 절정 찍은 것
나이가 들수록 새 세대에 의해 자신의 노래가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라이언 킹’ 경우 매 5년마다 세 세대들이 보고 즐기는데 이 영화에 새 노래와 함께 옛 노래들을 사용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내 아들이 다섯 살이 되었을 때 이 영화를 보고 즐긴다면 난 자랑스럽겠다.
*아버지가 되리라고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재커리를 갖게 된 것은 더 없는 기쁨이다. 그는 지난 4주간 나와 데이빗의 삶을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밝게 해주었다. 난 그동안 개인적으로나 가수로서 이루지 못한 것이 없지만 재커리야 말로 내 삶의 절정이다. 나와 데이빗은 그를 사랑하고 옳은 길로 인도하겠지만 나는 재커리가 내가 그를 가르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내게 가르쳐 주리라고 믿는다. 나이 60이 넘어 이제야 말로 나와 데이빗이 아기를 가질 바로 그 때라고 생각했다.
*새 뮤지컬을 구상 중이라고 들었는데.
-아직 시작은 안 했는데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구상 중이다. 현재 ‘빌리 엘리옷‘의 가사와 대본을 쓴 리 홀이 대본을 집필 중이다. 주제가 어둡고 또 동물들이 주인공이지만 난 도전을 피해 본 적이 없다. 이 뮤지컬 후에 내 일생을 영화로 만들 예정인데 각본은 역시 홀이 쓸 것이나 감독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작곡의 영감은 어디서 얻는가.
-가사가 완성되기 전엔 작곡을 안 한다. 늘 얘기가 먼저다. 아직 TV가 없던 어린 시절 라디오 드라마를 들으면서 그 내용을 시각적으로 상상하던 버릇이 남아서 그런 것 같다. 난 작곡을 자주하지 않는데 진짜로 영감을 얻어야 작곡을 한다. 그것은 내게 운명과도 같은 것이다.
*왜 니스에 집을 샀는가.
-난 매년 여름 그 곳에 가는데 갈 때마다 호텔에 머물렀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곳에 집을 마련한 것이다. 런던과 유럽에서는 집과 공연장을 비행기로 단시간 내에 왕래할 수 있어 집이 좋다. 그래서 난 유럽과 남미에도 집이 있다. 뉴욕이나 호주 또는 극동과 사우스 아프리카에 갈 경우에만 호텔에 머문다.
그리고 나는 작곡을 거의 대부분 집에서 한다. 이제 아들이 있으니 집이 있는 것이 훨씬 더 좋다. 난 재커리를 앞으로 어느 정도 클 때까지 내가 공연하는 곳에 데려갈 작정이다.
*어떻게 해서 당신의 음악은 모든 신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새 것을 좋아한다. 난 내 과거를 돌아보는 예술가가 아니다. 나는 신세대로부터 배운다. 나의 동년배 음악가들은 새 음악을 듣지 않지만 나는 젊은 세대에 관심이 많다. 나는 그들에게서 에너지를 얻으며 또 그들의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을 좋아한다.
난 젊은 세대로 부터
배우고 에너지 얻으며
항상 무언가를 찾는다
물론 나는 과거로부터도 영감을 받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영감을 불러일으켜 줄 다음 노래를 듣기를 원한다. 그래서 난 항상 무언가를 찾는다. 그래서 나는 내게 영감을 준 작가와 배우 그리고 무용가와 미술가에게 늘 감사의 전화를 하고 또 편지를 보낸다. 나는 따라서 완벽한 팬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젠 CD 가게가 전멸하다시피 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음반 판매성적이 갈수록 나빠진다. 그러나 라이브 공연은 매우 잘 되고 있다. 신세대 음악인들이 여전히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그들은 섣불리 음반을 낼 생각을 말고 먼저 청중의 수와 관계없이 라이브 공연을 통해 실력을 가꿔야 한다. 요즘은 과거 60~70년대처럼 재주가 뛰어난 음악인들이 많지가 않다. 그러나 아직도 재능이 뛰어난 가수들은 있는데 정상에 오르는 길은 재능뿐이다. 레이디 가가가 좋은 예이다.
레코드는 안 팔리고 책 가게는 문을 닫고 있다. 이제 그것들을 사려면 컴퓨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문제는 나는 전화도 컴퓨터도 그리고 아이패드와 아이팟도 없다는 점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공연 때문에 재커리가 옆에 없는 경우를 생각해 그를 화면으로나마 보기 위해 오는 4월에 스카이피 아이패드를 살 작정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언제나 라이브 공연을 원하기 때문에 음악은 늘 살아남을 것이다. 라이브 공연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정말로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아들에게 어떤 부모가 되려고 하는가.
-데이빗과 나는 아들을 직접 가까이서 돌본다. 보모가 쉬는 날은 우리가 직접 아이의 기저귀도 갈아주고 우유도 먹여주며 또 잠들기 전 얘기책도 읽어준다. 그 시간은 내게 성스러운 때이다. 아이에게 예의와 규율을 가르치는 자상한 아버지가 되겠다. 사랑, 사랑, 사랑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아이이게 음악을 들려주는가.
-재커리의 아이팟에는 쇼팽과 모차르트와 캐롤 킹 그리고 카펜터스와 제임스 테일러와 린다 론스타트의 음악이 담겨 있다. 아들은 음악을 사랑한다.
*영화에서 누가 당신으로 나오기를 원하는가.
-지금의 나처럼 살이 쪄서야 안 될 것이다. 난 젊었을 땐 갈비씨였다. 영화가 언제 만들어지느냐에 달려 있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가장 적당할 것 같다. 그는 음악적이요 노래도 부를 줄 안다.
*당신은 아버지가 된 이후 어떻게 달라졌는가.
-처음에는 걱정을 했는데 막상 재커리를 얻고 나니 너무나 편하다는 것이다. 아이가 커서 넘어지고 다치고 하면 달라지겠지만 지금은 너무나 여유롭다.
*재커리에게 어떻게 이 세상을 제대로 가르쳐 줄 것이며 또 그와 달리 세상에는 굶주리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설명해 주겠는가.
-불쌍한 사람을 동정하고 사랑하도록 가르치겠다. 기독교의 가치관을 지니도록 가르칠 것이다.
아이는 지금 백지와 같은 상태여서 그 백지가 사랑과 사려를 빨아들이도록 부모로서 행동할 것이다.
*당신은 요란한 패션으로 유명한데 당신과 패션의 관계에 대해서 말해 달라.
-나는 믹 재거나 로드 스튜어트와 달리 가만히 앉아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하기 때문에 뭔가 청중에게 충격을 줘야 되는 방안을 생각해야 했다. 그것은 정상적인 것이어선 안 된다. 나는 배우처럼 옷을 잘 차려 입고 무대에 올라 공연하는 것을 좋아한다. 난 패션을 사랑한다. 한 동안 지아니 베르사체의 옷을 입었고 요즘에는 요지 야마모토의 옷을 입는다. 사람들의 인상에 남으려면 약간 과격한 패션이 필요하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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