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속에서도 젊은 배우들 열기 뜨거워
지난 25일 오후 고양시 일산 사리현동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 세트장은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일산 외곽에 위치해 평소 인적이 뜸한 이 곳은 이날 현장공개에 참가한 취재진들로 활기를 띠었다.
1천㎡ 규모의 대형 세트장은 드라마의 배경인 기린예고의 모습 그대로였다. 방송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무용연습실과 강당이 1층에 들어섰고 2층에는 회의실과 매점이 자리잡았다.
두꺼운 점퍼를 입은 배우들과 스태프가 9회에 들어갈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무용연습실 앞에 자리했다.
주인공 고혜미 역의 수지는 종아리까지 오는 긴 패딩 점퍼를 촬영 직전까지 벗지 못했다. 짧은 교복치마에 살색 스타킹을 신은 다리가 추워 보였다.
‘드림하이’는 추운 촬영장 탓에 방송에서 입김이 많이 포착되기로 유명하다. ‘입김하이’가 아니냐는 말이 있을 정도다.
외양은 그럴싸하지만 세트장에는 난방 설비가 없다. 임시방편으로 온풍기를 가져다 놨지만 내부 공간이 서로 오픈된 형태이다 보니 온풍기에서 나온 공기는 쉽게 공중으로 흩어진다.
촬영에 들어가면 소음 때문에 온풍기마저 끄니 배우들의 고충은 더하다.
이날도 분주하게 돌아가는 온풍기가 무색하게 세트장 안 사람들의 입에서는 하얀 입김이 쉴새없이 뿜어져 나왔다. 1층의 경우 바닥으로부터 한기가 올라와 10분만 서 있어도 발이 얼얼할 정도였다.
제작사 관계자는 "배우들이 추위 속에서 촬영 뿐 아니라 노래 녹음, 춤 연습에 쉴 틈이 없다"며 "그나마 젊은 배우들이라 모든 상황을 견디며 촬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10~20대 젊은 배우들의 작품에 대한 열의는 뜨거웠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수현, 미스에이의 수지, 2PM의 택연, 우영, 티아라의 은정은 ‘드림하이’의 선전에 고무된 듯 밝은 모습이었다.
톱스타 배용준, 박진영의 만남에다 아이돌 배우들의 대거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드림하이’는 방송 3주만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라섰다.
미국 유학파 제이슨으로 나오는 우영은 "시청률이 잘 나와서 기쁘다"며 "시청률이 잘 나오다보니 촬영장 분위기도 좋아지는 것 같다. 더 파이팅을 외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택연도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는데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들 중 김수현과 은정을 제외하면 다들 연기 경험이 많지 않다. 택연은 ‘드림하이’가 두번째 작품이고 수지와 우영은 연기 데뷔작이다.
특히 수지는 방송 초반 어색한 대사 처리와 표정 연기 등이 문제가 되면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수지는 "첫 연기여서 논란이 있었는데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며 "여러분들이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게 고혜미로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선배들을 괴롭히는 스타일이라고 칭한 우영은 "택연, 수현이형한테 부족한 점을 물어보면서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주위 선배님들을 통해서 더욱 연기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얻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택연은 선배 연기자이자 동갑내기 배우 김수현으로부터 연기에 대해 많이 배운다고 했다.
그는 "수현군과 미묘한 신경전은 없다"며 "감정 신이나 혜미에게 대사를 전달하는 부분에서 수현군이 말해주는 부분이 많다. 그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극중 라이벌 관계를 의식한 듯 "아주 미묘하게 삼동이에게 느끼는 질투가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며 웃었다.
‘드림하이’에서 혜미와 라이벌인 백희를 연기하는 은정은 점점 독해지는 백희의 모습에 재미를 느끼는 듯했다.
"사실 처음에 이렇게까지 악해질 줄 몰랐어요. 악한 연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어색할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악해질 수 있을까 방법을 많이 생각해요. 새로운 저를 발견한 것 같아요."
’드림하이’에서 의외의 복병은 영어강사 양진만 역의 박진영이다. 박진영은 첫 연기라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로 찌질한 교사 양진만을 능청스럽게 소화하고 있다.
택연은 스승 박진영의 연기에 대해 "나도 놀랐다"며 "실제 진영이형이 재미있고 다정하게 대해주는데 극중에서도 그런 모습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고 호평했다.
‘드림하이’는 이제 반환점을 눈앞에 뒀다. 총 16부 중 다음주 방송되는 8부를 기점으로 필숙(아이유)을 비롯해 주요 배역들의 변신이 예고돼 있다.
배우들은 연기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드림하이’가 새로운 도전이라는 김수현은 "드라마를 완벽하게 마쳤을 때 그만큼 돌아오는 얻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본다"며 "드림하이에 올인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택연은 가장 아쉬운 장면으로 7부에 나온 아버지와 대화 장면을 꼽으며 "감정이 덜 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많이 부족한 걸 알기에 더욱 많이 연습해서 연기를 보강해가겠다"고 다짐했다.
우영은 "제이슨의 매력은 자신감이 넘치는 건데 첫 연기 도전이라 그런지 아직 많이 얼어있는 것 같다"며 "좀 더 편하게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제이슨과 필숙이의 애정 라인도 귀엽고 예쁘게 커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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