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화하는 조광래호, 새 시대 기대감 높여
▶ 젊은 피 맹활약에 세대교체 가능성 확인
‘이때는 좋았는데…’- 연장 종료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황재원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
‘왕의 귀환’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새 시대를 기대하게 한 것은 위안이 됐다.
한국은 숙적 일본과의 제15회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연장까지 2-2로 비기고서 승부차기에서 0-3으로 져 우승 도전을 멈췄다. 하지만 대회 내내 보여준 ‘젊은 피’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진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조광래 감독이 이번 대회에서 이루려 했던 이번 두 가지 목표 중 하나인 51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은 수포로 돌아갔어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대비한 한국축구의 세대교체라는 또 하나의 목표는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만하다.
◇젊어지는 한국축구
세대교체는 지난해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대회 16강 진출을 이루면서 신호탄을 쏘아 쏠렸다. 미드필더 이청용과 기성용 등 20대 초반의 기대주들이 대표팀의 주축으로 단단히 뿌리내렸고, 이들은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도 주눅이 들지 않고 제 기량을 뽐내면서 한국축구의 새 시대를 예고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축구의 세대교체 작업은 속도를 더 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뽑아낸 10골을 보면 구자철(22)이 4골, 지동원(20)이 2골, 손흥민(19)과 윤빛가람(21), 기성용, 황재원(30)이 각각 한 골씩을 넣었다. 황재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다. 이들은 23세 이하로 출전 선수의 연령을 제한한 내년 런던 올림픽도 참가할 수 있다. 주전 공격수인 박주영이 무릎을 다쳐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우려가 컸지만 그의 빈자리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AFP 통신은 이번 대회의 한국 대표팀을 가리켜 ‘남아공 월드컵에서 요아힘 뢰브 감독이 이끌었던 독일 대표팀과 닮았다’고 평가했다. 더구나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최고 베테랑인 이영표와 박지성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대교체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진화하는 한국축구
남아공 월드컵 이후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조광래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지 이제 겨우 4개월에 불과하지만 빠르고 세밀한 패스 플레이와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경기를 지배하려는 조광래식 축구는 팀에 잘 녹아들어 가는 모습이다. 이청용이 조 감독의 주문은 만화 축구에서나 가능하다고 웃으며 말한 적이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태극전사들이 보여준 유기적 움직임은 오래도록 손발을 맞춘 듯했다. 특히 측면 크로스에 이은 문전 마무리라는 단순한 공격 패턴에서 벗어나 발재간이 좋은 공격수, 미드필더들이 중앙에서 짧은 패스로 공간을 차지해가면서 공격 기회를 만드는 모습은 조광래 감독이 원하는 스페인식 축구를 닮아가고 있다.
186㎝의 큰 키에도 민첩하고 유연한 몸놀림으로 상대 수비진을 휘저으며 타깃
맨의 임무를 훌륭하게 해낸 지동원을 중심으로 구자철, 이청용, 박지성의 2선 공격이 어우러져 공격 전술도 훨씬 다양해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조 감독이 처음 태극마크를 달게 해준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이용래(25)가 주전 자리를 꿰차 기성용과 함께 상대 공격의 1차 저지선 역할을 해낸 것도 구자철의 보직 변경 등 대표팀의 선수 기용 및 전술 변화에 큰 보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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