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서로 비방’ 논란..한류 붐 찬물
한솥밥을 먹으며 ‘아시아의 스타’로 성장한 다섯 청년은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인가.
2004년 5인조로 데뷔한 동방신기가 2인조 동방신기(유노윤호, 최강창민)와 3인조 JYJ(재중, 유천, 준수)로 나뉘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함에 따라 이들간 갈등도 부각되는 양상이다.
발단은 재중, 유천, 준수가 2009년 7월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벌인 전속 계약 분쟁. 같은 해 10월 법원은 SM측에 이들에게 독자적인 연예 활동을 보장하라는 결정을 내렸고 3인은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문제는 최근 동방신기와 JYJ 두 팀이 비슷한 시기에 활동을 시작하면서 노래로 서로를 비방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된데다 양측이 트위터 등에서 설전을 벌이는 모양새까지 연출되면서 사이버 공간이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법적 분쟁 있는 출연자의 출연을 자제한다"는 방송사들의 원칙론에 따라 동방신기와는 달리 JYJ가 방송 출연을 못함에 따라 논란은 가열되고 있다.
◇동방신기ㆍJYJ, 각자의 길 걸어 = SM에서 나온 재중, 유천, 준수는 지난해 뮤지컬, 드라마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JYJ를 결성하고 월드와이드 음반 ‘더 비기닝(The Beginning)’을 발표한 뒤 아시아권과 미국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지난해 11월 첫 국내 콘서트 때 선보인 멤버들의 자작곡과 직접 쓴 글을 담은 뮤직 에세이 ‘데어 룸스(Their rooms)’를 오는 17일 출간, 동방신기의 일본 음반사인 에이벡스가 세 멤버의 활동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막혔던 일본 판로도 다시 뚫는다는 계획이다.
세 멤버와 헤어지며 공백기를 가진 유노윤호와 최강창민 역시 2년 3개월 만인 최근 동방신기란 이름으로 신보 ‘왜(Keep Your Head Down)’를 발표하며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또 최강창민의 드라마 데뷔작인 SBS TV ‘파라다이스 목장’이 오는 24일부터 방송되며 유노윤호도 해양경찰 드라마 ‘포세이돈’에 캐스팅돼 현재 촬영을 진행 중이다
◇양측, 감정의 골 깊어져 = 두 팀은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지만 갈등의 골은 여전히 깊다. 법적 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감정적인 대치 상황도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노랫말이 도마 위에 오른 것도 그런 이유다. 양측은 모두 서로를 겨냥한 내용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중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먼저 JYJ는 지난 콘서트에서 공개한 신곡 ‘삐에로’에서 ‘난 너의 삐에로 정말로 웃겨, 너에게 다 바쳐~자유를 알고 싶어~감옥 같은 그때 추억하기 싫어’란 내용을 담아 불씨를 지폈다. 곧 나올 뮤직 에세이의 수록곡 ‘이름없는 노래 파트1’도 작사를 한 유천의 심경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최근 발표한 동방신기의 신곡 ‘왜(Keep Your Head Down)’에도 ‘난 참아내고 내 자릴 지켜, 넌 정말 예쁘지만 너무 다른 너의 속이 난 너무 두려워~니가 없다면 난 무너질 거라 믿겠지, 예전부터 넌 그건 착각이라고’란 가사가 담겨 마치 JYJ의 곡에 대한 답가를 연상시킨다.
여기에 JYJ의 준수가 트위터에 올린 ‘우리 다섯의 적이라고 똑같이 생각했는데 모두의 적은 아니었나 봅니다~우리가 떨어져 있어도 이건 아니었잖아 형. 우리 같은 생각이었잖아’란 글이 또 다른 불씨가 됐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에게 보내는 메시지란 해석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러자 SM 소속 동료들이 반박하는 듯한 글이 잇따랐다.
블랙비트 출신으로 동방신기의 안무가인 심재원이 트위터를 통해 "아우님 그게 정말 아니잖아요, 누가 누구한테 손가락질을 해~배은망덕도 유분수지"라는 글을 올리자 보아, 슈퍼주니어의 신동과 성민이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 대결 구도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런 탓에 시간이 흐를수록 양측의 재결합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 지는 분위기다.
최근 JYJ가 인터뷰에서 "우리는 과거에도, 지금도 동방신기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한 반면 동방신기는 인터뷰에서 "세 멤버가 너무 멀리 갔다. SM과 화해하고 돌아오는 게 맞다. 동방신기는 SM의 기획 아래 만들어진 팀이니 여기에서 벗어났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건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분열이 가져온 손실 = 2004년 데뷔한 동방신기는 이후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 최고의 그룹으로 성장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오리콘이 한해 동안 집계한 ‘아티스트 종합 매출 랭킹’에서 수많은 일본 가수를 제치고 2009년 3위, 지난해 2위에 올라 톱 그룹임을 입증했다.
일본의 한 연예 관계자는 "동방신기가 두 팀으로 쪼개진 것은 한국으로선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은 것"이라며 "또 이들이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권 팬들에게 끼친 영향력을 감안하면 한류 붐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한 가요 관계자도 "5인조 동방신기는 해외에 국위 선양을 할 만한 실력과 외모를 갖춘 팀이었다"며 "이러한 팀을 육성하는 데는 수억원의 자금과 수년의 시간이 든다. 국내 가요계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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