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해외 개최..참석률 저조로 의미 퇴색 우려도
‘201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이하 MAMA)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엠넷은 올해로 12회를 맞은 MAMA를 처음으로 해외에서 개최한다.
국내 음악시상식의 해외 개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급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한류의 미래를 만들고 아시아 각국과 파트너십을 이끌어내기 위해 내린 결정이란 게 엠넷의 설명이다.
최초의 해외 개최인 만큼 예년과는 차별화된 공연이 기대되지만 기대만큼 우려도 크다.
◇"행사 수준도 글로벌로 끌어올린다" = 엠넷은 개최지인 마카오 공연장에서부터 출연자, 시상부문 등에서 글로벌 행사에 걸맞게 준비했다고 강조한다. 해외 개최를 위해 예년보다 배 이상 많은 40억원이 제작비로 투입됐다.
마카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엠넷 박광원 대표는 23일 "아시안 웨이브를 같이 만든다는 생각에서 중국령 마카오를 개최지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소인 마카오 베네시안 호텔 내 코타이 아레나는 비욘세, 셀린 디온, 레이디 가가 등이 공연했던 전문 공연장으로 첨단 음향설비를 갖췄다. 이제껏 국내 시상식이 전문 공연장이 아닌 체육관에서 열렸던 점을 감안하면 공연의 수준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엠넷은 기대했다.
글로벌 행사를 표방한 만큼 준비 중인 약 15개 공연 중 3분의 1이 해외 팀으로 꾸려진다.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차지했던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를 비롯해 일본 걸그룹 퍼퓸과 남성 듀오 케미스트리, 중국에서는 가수 겸 배우 장지에와 한국인 심현경이 소속한 걸그룹 아이미가 무대에 선다.
국내에서는 2PM과 타이거JK, 2NE1, ‘슈퍼스타K 2’ 우승자 허각 등이 참가한다. 글로벌 행사로 발돋움하는 원년인 만큼 깜짝 쇼도 준비 중이라고 엠넷 관계자는 귀띔했다.
총 31개의 시상부문에는 해외 아티스트에게 주는 4개의 비경쟁부문 상도 포함됐다.
이번 행사는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13개국, 19억명의 시청자에게 생중계될 예정이다.
중국 CCTV가 행사 전반을 취재하고 위성 채널을 통해 미국, 유럽 지역까지 소개된다. 세계적인 한국가요 사이트인 올케이팝(http://www.allkpop.com)도 생중계에 동참한다.
소니 뮤직 대표인 고료 히로시와 아시아 유니버설 뮤직 중국 대표 써니 창 등 아시아 음악.방송업계 관계자 70여명도 참석한다.
엠넷은 이번 행사가 장기적으로 아시아 음악 비즈니스의 장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박광원 대표는 "수익보다는 얼마나 아시아인들에게 회자되느냐가 성공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해외 영화제 필름마켓처럼 행사 후 각국 프로듀서들이 모여 합작을 논의하는 자리가 장기적으로 마련됐으면 한다"며 "앞으로 해외 개최를 정례화하고 기간도 더 늘릴 생각이다"고 말했다.
◇상당수 가수 불참..공정성 확보도 문제 = 그러나 정작 국내 가수들의 참여율이 저조할 것으로 보여 행사의 의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시상식이 일요일 저녁으로 잡히는 바람에 ‘MAMA’ 참가 가수들은 주말에 몰린 국내 지상파 음악 방송 불참이 불가피하다. 엠넷은 행사장 대관 일정 때문에 부득이하게 일요일 오후로 잡았다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지상파 음악방송 제작진은 가수들에게 MAMA 참석시 불이익을 주겠다며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가수들조차 지상파의 눈치를 보며 참석을 꺼리고 있다고 한 가요 관계자는 전했다.
최대 기획사인 SM이 불참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SM은 공정성을 문제 삼아 지난해 시상식에 불참한 데 이어 올해도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샤이니, 보아 등 소속 가수들을 참가시키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SM 소속 가수 대부분이 주요부문 후보에 올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상식에서 불참한 수상자가 나오는 경우가 빈번하게 벌어질 수 있다. 엠넷은 참석 여부가 수상자 선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행사 특성상 참석 여부를 아예 배제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엠넷은 국가적 문화 프로젝트라는 사명감에서 접근하는 만큼 국내 가수의 불참으로 행사의 의미가 퇴색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박광원 대표는 "SM이 안 온다고 반쪽 행사라고 얘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가수들의 참석률보다는 큰 그림을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퍼포먼스와 스타일이 좋은 우리 가수들을 아시아인들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사로 수혜를 보는 것은 SM이나 YG같은 대형 기획사가 아니라 중소형 기획사다. 대형기획사는 굳이 우리가 아니더라도 해외에 얼굴을 알릴 기회가 많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 행사를 진행한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진행이 매끄럽지 않거나 예기치 않은 사고가 벌어질 가능성도 여느 때보다 많다. 엠넷은 올해 MAMA에 베테랑 연출진 20여명을 투입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매년 불거지는 나눠주기 식 수상자 선정이나 특정 기획사 소속 가수들에게 상을 몰아준다는 논란을 피해갈 수 있을 지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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