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후암을 앓고 있는 베테런 배우 마이클 더글러스(66)가 올해 주연한 두 영화로 모두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에 오를 것인가. 더글러스는 지난 5월에 개봉된 저예산 인디영화 ‘솔리터리 맨’(Solitary Man)과 현재 상영 중인 올리버 스톤 감독의 ‘월 스트릿: 머니 네버 슬립스’(Wall Street: Money Never Sleeps)에서 모두 뛰어난 연기를 해 내년 2월27일에 열리는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두 영화로 각기 주연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올해 나온 ‘솔리터리 맨’과 ‘월 스트릿’ 속편서
모두 뛰어난 연기로 내년 아카데미상 수상 기대
‘솔리터리 맨’에서 더글러스는 내면은 부실하나 겉은 화려한 삶을 사는 자동차 판매상으로 나와 나이를 먹으면서 뒤늦게 성장하는 역을 깊이 있게 소화,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월 스트릿: 머니 네버 슬립스’는 1988년 작 ‘월 스트릿’의 속편으로 더글러스는 도덕적으로 파산한 투자의 귀재인 고든 게코로 다시 나온다. 그런데 더글러스는 전편에서의 연기로 오스카 주연상을 받았다.
더글러스의 이 두 편의 영화에서의 연기가 주연상 감이라는 얘기가 할리웃에서 나돌기 시작하면서 각기 ‘솔리터리 맨’과 ‘월 스트릿’ 속편의 배급사들인 앵커 베이와 폭스는 지금 어떻게 하면 서로가 부딪치지 않고 더글러스를 수상 후보로 선전할 것이냐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더구나 더글러스는 최근 인후암 치료를 위한 8주간의 약물 및 방사선 치료를 끝내고 현재 휴식 중이어서 두 영화사는 수상후보 선전이 조금이라도 그의 이런 역경을 이용하는 기미를 보이지 않게 해야 한다는 또 다른 부담을 안고 있다.
생애 40편에 가까운 영화에 나온 더글러스는 철두철미한 프로로 치료 중에도 ‘월 스트릿’ 속편을 위한 홍보활동에 전념했는데 지난 9월에는 뉴욕에서 기자가 속한 할리웃 외신기자협회(HFPA)와 인터뷰를 가졌었다. 그 때도 그는 “나는 내가 나온 영화에 대해 책임이 있으며 인터뷰도 그 중의 하나다”라고 기자회견에 응한 이유를 밝혔었다.
한편 타임스는 더글러스가 오는 11월 말까지 휴식을 취한 뒤에 연말 시상 열기가 절정에 이르게 되면 자기 작품을 위한 홍보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그의 측근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더글러스는 그의 아버지 커크와 함께 할리웃에서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로 그가 이번에 상기 두 영화 중 하나로 오스카 주연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전편을 만든지 22년 만에 속편에 나온 경우는 흔치가 않아 그의 이런 대담한 행동을 할리웃의 동료들은 경탄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과거 각기 다른 영화에서 같은 역을 맡아 모두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배우는 모두 다섯 명. ‘고잉 마이 웨이’와 ‘세인트 메리스 벨스’에서 가톨릭 신부 척 오말리로 나온 빙 크로스비, ‘허슬러’와 ‘컬러 오브 머니’에서 내기 당구사 에디 펠슨으로 나온 폴 뉴만, ‘베켓’과 ‘라이언 인 윈터’에서 헨리 2세로 나온 피터 오툴, ‘대부’와 이의 속편에서 마이클 콜레온으로 나온 알 파치노 그리고 ‘엘리자베스’와 ‘엘리자베스: 골든 에이지’에서 엘리자베스 1세로 나온 케이트 블란쳇 등이 그들이다.
그런데 더글러스가 두 영화로 모두 주연상 후보에 올랐을 때 생기는 문제는 자기가 자기와 경쟁하는 바람에 오히려 다른 후보에게 어부지리의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폭스는 앵커 베이가 ‘솔리터리 맨’으로 더글러스를 주연상 후보로 강력히 밀 경우 자신은 더글러스와 공연한 샤이아 라부프가 더 많은 스크린 타임을 차지한 점을 고려, 더글러스를 조연상 후보로 밀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말했다.
더글러스가 과연 오스카상 후보 발표 때 두 영화로 모두 주연상 후보에 오를 것이냐 아니면 ‘솔리터리 맨’으로는 주연상 후보에 그리고 ‘월 스트릿’ 속편으로는 조연상 후보에 오를 것이냐 하는 점은 오는 12월14일에 발표되는 오스카상의 전령격인 HFPA의 골든 글로브상 후보 발표에서 그가 어떤 부문에서 후보로 발표되는가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더글러스 외에 현재 오스카상 후보로 강력히 부상하고 있는 후보들은 ‘127시간’(11월5일 개봉)의 제임스 프랭코와 ‘왕의 연설’(11월26일)의 콜린 퍼스 및 ‘비우티풀’(12월29일)의 하비에르 바르뎀 등이다.
한편 타임스는 더글러스를 치료한 의사들의 말을 인용, 더글러스가 더 이상의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을 만큼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박흥진 편집위원>
‘월 스트릿: 머니 네버 슬립스’의 마이클 더글러스(왼쪽)와 샤이아 라부프.
‘솔리터리 맨’의 마이클 더글러스(왼쪽)와 제시 아이젠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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