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김미숙과 조승우가 연기했던 영화 ‘말아톤’이 있다. 그 영화에서 경숙(김미숙 역)의 아들 초원(조승우 역)은 정상적인 아이가 아니었다. 초원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얼룩말과 초코파이를 좋아하는 아이였지만 성장하면서 다른 모습을 가졌다. 일명 자폐아였다. 하지만 초원이는 유독 달리기를 할 때는 모든 것이 행복했다. 초원이의 어머니는 초원이를 위해 유명한 마라톤 선수로부터 마라톤을 배우게 했다. 초원이는 그 좋아하는 마라톤을 ‘말아톤’이라고 글을 썼다. 초원이는 결국 1등은 아니었지만 마라톤 경주에서 끝까지 달려 영화의 마지막을 감동적인 눈물로 장식을 했다. 약하고 약한 사람이 아직도 앞으로 무엇인가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준 꿈의 영화였다.
학교를 졸업한지 30년 만에 사랑스런 대학 후배를 만났다. 세월이 지났건만 아직도 나를 형님이라 부르는 그의 마음이 깨끗하고 정겨웠다. 내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도 역시 나와 같은 목사가 되어 한국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다. 목사 후배가 목사를 형님이라고 부르니 여간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 나는 너의 형이다. 열심히 나를 형님이라 부르라.” 속으로 뿌듯함을 느끼며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이렇게 “형님!”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니 나의 형이 동생인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조금 감이 잡히는 듯하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목사가 되었노라고 긴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자식 하나가 다른 정상적인 아이와 다르다고 하면서 바로 그 아이 때문에 자신의 삶의 목적과 인생관이 달라져 목사가 되었노라고 했다. 그 아들 녀석을 보니 정말 크고 잘생기기 그지없는데 그 많은 것들 중에서 하나가 부족한 것 같아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몰랐다. 그 아이가 특별히 기타연주를 좋아해서 그동안 연습한 것을 예배 시간에 연주를 하는데 마치 자신이 하늘나라에 온 것처럼 기뻐하고 흥분되어 있었다. 그 노래와 연주를 하기까지 연습을 시키는 동안 얼마나 부모가 힘들었을 것인가 상상이 갔다.
아이의 엄마인 목사 사모 역시 대학 후배인데 자폐아를 양육하면서 터득한 인생의 지혜를 시 한편으로 남겼는데 그 제목이 “마라톤과 말아톤”이었다.
인생을 ‘마라톤’이라고 믿는 우리에게 아이는 말한다. 인생은 ‘말아톤’이라고...
세상은 완전한 것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최고나 정상만 있는 것도 아니다. 산봉우리도 있는가 하면 산골짜기도 있다. 잘 달리는 치타도 있지만 느림보 거북이도 있다. 아름다운 사람, 못생긴 사람, 칭찬받는 사람, 칭찬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것들이 다 사람들이고 사람들이 사는 세상의 모습이다. 내가 아무리 잘났다고 하지만 그 속에 분명히 못난 점은 있는 것이다. 내가 의롭다고 주장하지만 나의 의롭지 못한 악한 모습을 숨기고 있는 것이다. 부자라고 자랑할 것 없고, 강하다고 뽐낼 것이 없다. 우리는 다 같은 인간인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말씀한다.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지혜로운 자는 그 지혜를 자랑치 말라 용사는 그 용맹을 자랑치 말라 부자는 그 부함을 자랑치 말라 자랑하는 자는 이것으로 자랑할지니 곧 명철하여 나를 아는 것과 나 여호와는 인애와 공평과 정직을 땅에 행하는 자인줄 깨닫는 것이라 나는 이 일을 기뻐하노라 여호와의 말이니라(예레미야9:23-24).
세상에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만을 아는 사람이다. 자기 외에 그 어떤 것도 용납할 마음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다. 때때로 마음 아프고 힘든 내가 있고, 또 그런 사람이 옆에 있는 것을 알 때 서로 의지하고 살아야 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사람 인(人)자는 옆에 누가 없으면 쓰러지게 된다. 결국 나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설령 보잘 것 없는 사람도 하나님이 귀히 쓰시는 사람인 것을 깨달아 더욱 더 겸손하게, 더욱 더 다정하게, 더욱 더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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