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사람들은 마을을 이루고 옹기종기 모여서 함께 살았다. 그렇게 살면서 사랑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였다. 형제처럼 서로 도와가며 살았다. 그림같은 옛마을의 모습은 아늑하고 오손도손 하다. 농사를 지으며 서로 돕는 것을 터득하고, 더불어 사는 것과 혼자서 사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도 배운다. 그러나 산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도시로 이주하기 시작하였다. 경제적인 여건이 바뀌었으니, 당연히 살아가는 모습도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도시에서의 생활은 편리함도 있고 삭막함도 있다. 그것은 서로 도와가며 살던 형태는 없어졌으나 살아가는 방식은 전과 같으니, 사람의 생각과 주거의 조건이 맞지 않았다. 농촌이 점차 도시로 변하면서, 농촌에도 도시형의 건물들이 우후죽순 처럼 생겨났다. 경제적인 여건과 지적인 수준이 향상되고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주거의 조건도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도시 가까운 곳에 골프장이 형성되었으며, 푸른 잔디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집들을 지어놓은 게이트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보편화 된 후에는, 공기좋고 경치좋은 곳을 찾아서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택단지와 쇼핑센터가 형성되었다.
예전의 대도시들은 점차 빛을 잃었으며 부자들은 도시를 떠나 교외로 나가기 시작하였다. 셀폰과 인공위성이 발달된 밀리니엄이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가 공중을 가득채우며 안테나가 사방에 세워진다. 컴퓨터는 온 세상을 하나로 연결하였다. 모든 것이 자동화가 되어 전산으로 처리되는 방식이 우리의 삶을 바꾸기 시작하였다. 더 편리하고, 더 쾌적한 환경에 걸맞는 주거지도 만든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Smart City 혹은 Digital City라고 불리우는 새로운 도시다. 드넓은 공터에 조성되는 이러한 도시들은, 아마도 Las Vegas가 사막의 한 가운데에 과감하게 세워졌을 때에 이미 예고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중동에 세워진 거대한 도시 Dubai, 한국의 송도에 세워진다는 신도시가 Smart City이다. 이 새로운 형태의 도시에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한꺼번에 만들어진다.
쾌적한 환경과 산업, 그곳에 투자되는 막대한 자금, 앞서가는 기업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고급인력, 그들의 가족이 살아가는데 합당한 교육과 지적인 문화시설, 주민이 소비하는 시간과 돈, 그리고 이러한 것을 더욱 유용하게 하는 Digital의 세계. 전체가 전산화된 신도시를 만들면서 기업과 국가는 대단한 자부심을 갖는다.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며, 경제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곳은 아무나 살 수 있는 도시가 아니다. 그곳에는 국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되는 엘리트들이 있으며 세계로 벋어나가는 대기업이 있다. 국가는 이 도시들을 지원한다. 그러므로 Smart City는 또한 꿈의 도시이다.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신도시는 이제까지 살던 메트로폴리탄, 구도시를 떠나서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이것은 장래에 있을 우리의 모습이 지역적으로 형성되는 새로운 계층,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전파의 세계가 앞으로는 더욱, 지극히 개인적이고 분리된 사회로 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날로그의 세계를 지나서, 디지탈의 세계가 뜻하는 삶이란 무엇인가. 새로운 전자의 하이웨이에서 만나게 되는 인간의 모습과 태도. 이러한 것들이 궁금한 나는 아날로그 시대의 마지막 세대이다. 나는 오늘도 이 전환점의 길목에서 머뭇거린다. 옛마을에서 피어나던 저녁연기, 멀리 동구밖 산마루에서도 보이던 마을의 따뜻한 불빛이 새삼 그리워지는 변화의 시점에서 기웃거리는 동안, Digital의 세계는 우리앞에 새로운 삶의 모습을 드러낸다. 성큼성큼 눈앞으로 다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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