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중국 정부가 검열 없이 인터넷 검색 엔진을 사용하게 하지 않을 경우 중국에서 철수하겠다는 위협은 원리원칙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이런 결정에는 비즈니스 계산도 들어 있다고 말한다.
구글의 현 중국 비즈니스 규모는 미미하다. 작년 구글이 중국에서 번 돈은 3억 달러로 총수입 220억달러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그럼에도 구글은 중국에 고급 엔지니어 포함 600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0월 구글 총책임자인 에릭 슈미트는 향후 5년내 “인터넷은 영어보다 중국말을 더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시장이 온라인 비즈니스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구글은 중국 비즈니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정확히 가치를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에 관한 이번 결정에도 경제적인 가치는 있다. 그리고 시기도 적절하다. 작년 이 회사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디지털 도서관과 책방을 구축하면서 저자 개개인의 권리를 등한시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G 메일 등 사용자의 신뢰를 필요로 하는 이 회사는 프라이버시와 관련, 공격을 받았다. 미 연방 정부도 이 회사에 대한 반독점 행위 조사를 시작했다.
중국서 얻는 수익은 3억달러로 비중 미미
언론 자유 위해 싸운다는 이미지 제고 효과
최근 들어 실리콘 밸리에서 이 회사의 모토인 “나쁜 짓을 하지 말라”를 비웃지 않는 사람을 찾기는 힘들다. 그러나 중국 철수 위협을 한 후 이런 비웃음은 찬사로 바뀌었다. 이 회사를 오래 비판해 오던 사람일수록 더 하다.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오던 회사 입장에서 보면 이런 태도 변화는 신속한 것이다. 실리콘 밸리의 마케팅 전문가인 레지스 맥케나는 “이번 결정을 통해 그들은 높은 고지를 선점했다”고 말했다.
구글이 중국에 그대로 남는다면 명성과 비즈니스에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맥케나는 “중국에 남아 계속 타협한다면 이는 타락으로 비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경제적인 요소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부인한다. 구글 법률 총책임자인 데이빗 드러먼드는 최근 “우리가 견딜 수 없는 시장에 남기 위해 돈에 기초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PR이 이번 결정의 요소였음을 부인하고 “올바른 일을 하겠다는 것이 문제의 요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글의 이번 결정 이후 일반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구글은 중국 인권 운동가의 G 메일 등을 열어보려는 것을 포함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온라인 공격이 있었음을 공표했다. 이 소식이 트위터나 신문을 통해 알려지자 중국에서는 젊은 사람들은 구글 사무실에 꽃을 갖다 놓는 등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민권 단체이자 구글 비판자였던 전자 프런티어 재단은 “중국 검열 반대-구글 만세”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구글을 찬양했다. 인권 워치라는 단체는 이번 구글의 결정이 “중요한 선례”라고 말했다. 연방 의회에서도 공화 민주당 할 것 없이 구글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있다.
구글 중역과 많은 직원들은 언론 자유의 강한 지지자들이다. 이 회사는 2006년 검색 엔진에 대한 검열을 수용한 후 중국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지만 이에 앞서 벌어진 내부 토론에서 소련 출신 창업자의 하나인 세르게이 브린 등은 이에 강하게 반대했었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구글이 중국을 떠나도 손해 보는 것이 적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구글은 중국 본토 출신 경쟁자인 바이두와 힘겨운 경쟁을 벌여왔으며 이번 구글에 대한 공격이 손해를 줄이고 철수할 수 있는 좋은 구실을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구글은 이를 부인한다. 중국 내 구글의 매출이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시장은 급속히 자라고 있고 구글의 최근 4분기 실적은 사상 최고였다고 구글 대변인 가브리엘 스트리커는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구글이 중국 내 검색 엔진을 폐쇄해도 비즈니스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비즈니스의 대부분은 중국 기업이 구글의 미국 웹사이트에 내는 광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가의 반응도 구글이 재정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구글의 주가는 발표 후 3% 정도 급락했으나 이제는 다시 그 대부분을 만회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구글은 언젠가는 이로 인해 타격을 받겠지만 수년 동안은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공격을 받고도 중국에 남아 있었더라면 위험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구글의 정책 변화는 단지 언론의 자유와 관련된 것일 뿐 아니라 비즈니스의 핵심인 구글 서버에 저장된 정보의 안전성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대 법과 및 언론학 교수인 시바 바이드햐나단은 “G 메일 구좌가 열려 인권 운동가가 감옥에 가는 순간 구글은 이들을 넘겨줬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인권 운동가뿐만 아니라 G 메일을 사용하는 모두에게 “그 피해는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결정에 찬사를 보내는 사람들은 다른 회사도 이를 따를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 포기에 대한 결정은 회사마다 놓인 처지가 다르지만 구글을 따라가 봤자 홍보 효과는 별로 없고 손해를 볼 가능성은 크다. 하버드 경영대의 데이빗 요피 교수는 “이런 경우 득보는 사람은 제일 먼저 이를 발표한 회사”라며 “두 번째 회사는 먼저 결정을 내릴 용기 없이 남하는 대로 따라 하는 회사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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