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 초대석 - 9년째 ‘사랑의 담요’ 캠페인 김홍수 이불마트 사장
“솔직히 경제 상황이 상황인 만큼 올해는 그냥 쉬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노숙자 사역을 하시는 목사님들의 요청이 쇄도하면서, 이들을 모른 척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힘들더라도 나의 작은 도움으로 단 한명이라도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면 이 길을 계속 가야 한다는 사명이 생겼습니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하는 2009 ‘사랑의 담요’ 캠페인을 펼치는 이불마트의 김홍수 사장. 4.29 폭동, IMF로 인한 실직 등 인생의 밑바닥을 체험한 뒤 재기해 참 된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미전역은 물론 세계 곳곳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사랑의 담요를 전달해 온 김 사장이다. 그러나 ‘불황엔 장사 없다’는 말처럼 최악의 경기로 인해 그의 마음도 잔뜩 위축됐던 것이 사실이다. 오죽하면 8년 동안 진행해 온 사랑의 담요 캠페인을 중단하려는 마음까지 먹었을까. 하지만 그 주춤도 잠시. 평소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테레사 수녀를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진정한 나눔이 무엇인지 행함과 실천으로 보여주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불경기로 예년 비해서 힘들지만
추운 겨울 맞을 이웃 생각하면 보람
EB홈마트 오픈 1년 새로운 열정
▲이불은 따뜻한 사랑을 싣고
“내 주변에 경제적으로 매우 성공한 사람들 많이 있어요. 하지만 그들이 그들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저를 오히려 부러워합니다. 그 이유는 제가 뿌린 사랑의 씨앗들이 가져온 열매 때문인 것 같습니다”
김홍수 사장의 인생의 일대 전환기가 된 사랑의 담요 캠페인은 사실 우연한 계기로 시작됐다. 지난 2002년 9월 롱비치 파업이 터지면서 38개 컨테이너의 이불이 하역을 못해 제때 공급하지 못한 제품들이 ‘처치 곤란’이 돼 버린 것. 우연히 노숙자들이 겨울에 추위에 떠는 것을 목격한 김 사장은 거리선교회(지금은 소중한 사람들)의 김수철 목사와 함께 300장의 담요를 노숙자들에게 나눠주기 시작, 이후 매 겨울마다 LA 다운타운은 물론 시카고, 필라델피아, 라스베가스 등에 담요를 나눴다. 김 사장이 뿌린 사랑의 씨앗은 커뮤니티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점점 많은 열매를 맺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 쓰나미 피해를 입은 미얀마, 서울 남대문, 북한에까지 사랑의 담요를 전달하면서 많은 도움의 손길을 모아냈다. 김 사장은 이상하게 이불을 나눠주면 나눠줄수록 마음이 더욱 풍요로워 지는 것을 느꼈다며 이 사역의 소중함을 털어 놓았다.
김홍수 사장과 김수철 목사, 이은주 선교사, 박영빈 목사, 정예직 목사로 구성된 ‘소중한 사람들’은 올 해는 커뮤니티의 도움도 요청할 계획이다.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담요를 가져오는 고객들에게 5~10달러 상당의 이불마트 혹은 EB홈마트의 스토어 크레딧을 제공, 이렇게 모은 담요를 깨끗하게 세탁한 뒤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김홍수 사장은 “만약 올해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그동안 해오던 봉사활동을 중단하려던 분들이 계시다면 이 기사를 읽고 마음을 바꾸셨으면 좋겠다”라며 “조금이라도 남을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불마트의 명성 이제 EB홈마트로
지난해 12월 8가와 웨스턴에 오픈한 생활 용품 전문점 EB홈마트는 이불마트의 새로운 얼굴이다. ‘최고의 제품을 최저 가격에’라는 이불마트의 컨셉을 고스란히 갖춘 EB홈마트에는 한인 취향에 꼭 맞는 디자인과 최상의 품질,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이불 제품은 물론, 인체공학으로 구성 된 팜트레스 매트레스와 닥터 체어, 운전 중 피로를 풀어주는 마사지 체어 체어맨 등 김 사장이 발품을 팔아 ‘발굴해 낸’ 주옥같은 히트 상품이 가득하다. 최근에는 한국 최고 청정지역으로 손꼽히는 충남 서천군의 서래야쌀과 미역, 멸치 등 품질 좋은 농수산물, 경북 영양군의 최상급 고춧가루, 개성인산 농협의 6년근 홍삼 등 맛깔스럽고 몸에 좋은 건강 먹거리도 선보였다. 더 나아가 한국 이랜드의 고급 의류와 마사이 건강 신발 등 미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품질 좋은 한국 제품들을 믿을 수 없는 파격 할인가에 선보이고 있다.
좋은 제품을 싸게 선보일 수 있는 노하우는 무엇일까. 김 사장은 발품을 많이 파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털어 놓았다. 김 사장은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40일에 한번은 한국을 직접 찾는다. 한 에피소드로, 김 사장은 영양군 고추를 찾아 재래식 버스를 타고 산길로만 수 시간을 운전해 영양군을 찾아간 이야기를 들려줬다. 몸과 마음이 잔뜩 지친 상태에서 시골도 이런 시골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 찰나, 대단위 최첨단 고춧가루 공장을 보고 완전히 마음을 빼앗겼다. 이렇게 좋은 자연에서 최고 시설에서 생산되는 고춧가루를 미주 한인에 선보이게 됐다는 기쁨에 피곤함도 사라졌다고 한다. 이같이 질 좋은 제품을 직접 공수, 중간 마진을 없애다 보니 정말 좋은 제품을 최저가에 선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11월에는 청정지역 하동군의 매실과 녹차를 선보이는 등 계속해서 특색 있는 제품들로 고객들을 찾아갈 계획이다.
김홍수 사장은 “오늘날의 EB홈마트가 있기까지 늘 함께 고생하는 직원들, 항상 함께 기도해 주는 아내와 가족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 붙였다.
▲진정한 성공이란
인터뷰 내내 김홍수 사장은 경제 불황 가운데 비즈니스 운영이 쉽지만은 않은 개인 사정을 밝히며 자신이 결코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한 사업가는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생과 사업, 가족에 대한 애정, 또한 사랑의 담요 캠페인으로 거듭난 ‘나눔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내는 김 사장의 모습에서 진정한 성공의 의미가 반드시 비즈니스를 확장시키고 경제적으로 번창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남들과 똑같은 경영난을 겪고 있으면서도 나보다 조금 더 어려운 사람을 뒤돌아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 내 손에 남는 것이 없더라도 남을 도움으로서 얻는 보람에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삶의 자세를 갖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의 의미일 것이다.
<홍지은 기자>
이불마트의 김홍수 사장이 올해로 9회째 사랑의 담요 캠페인과 나누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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