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7월 안찰기도를 받고난 후 숨을 거둔 한인 여학생 김라영(18)양의 사인을 ‘살인(homicide)’으로 판정하고 수사를 벌여온 훼어팩스 경찰이 지난 8월26일 카운티 순회법원에 김양의 집에 대한 수색 영장 발부를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은 경찰이 김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용의자에 대한 수사를 본격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법원에 제출된 수색 영장 청구서에서 경찰은 김양의 사망은 ‘둔한 물건에 의한 외상 및 질식(trauma and asyphyxiation)이 원인이었다며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인물의 DNA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사건 당시 김양의 어머니와 남동생, 그리고 신분이 밝혀지지 않은 두 명이 현장에 있었으며 이들이 김양이 의식을 잃기 전에 그녀에게 ‘종교적인 의식(religious ritual)’을 행하고 있었다고 김양의 남동생의 말을 인용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와 같은 유형의 사건에서는 혈액이나 유전자가 사람과 사람, 혹은 사람과 물건 간에 쉽게 옮겨질 수 있기 때문에 관련자들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남길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김양의 집에 대한 수색 허가와 김양의 어머니와 남동생의 DNA 샘플 채취 허가를 요청했다. 경찰의 이러한 요구는 가족들이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경찰이 법원에 제출한 수색 영장이 공개되면서 사건 현장에 있었던 김양에게 행해졌다는 종교의식이 무엇이었느냐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22일 김양 사건을 보도하면서 한 제보자의 입을 빌어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던 김양을 치료하기 위해 가족이 무당(shaman)을 데려왔다고 전했으나 본보는 김양이 당시 안찰기도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보도한 바 있다.
(2008년 8월8일 A1면 참조)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두 명의 신원에 대해서도 경찰은 아직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본보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두명중 한명은 한국에서 기도원 원장을 지내면서 안찰기도에 능력이 있는 이로 소문나 집회에 자주 초청됐다. 사건 발생 이후 그는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스트에 따르면 김양의 아버지는 “경찰이 잘못 알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일체 사건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색 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김양의 어머니는 김양이 쓰러질 당시 딸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고 말했으나 두 번째 진술에서는 딸의 방에 들어갔을 때 김양이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양의 어머니는 딸의 죽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경찰은 적고 있다.
한편 수색 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지난 해 7월27일 버지니아 섄틸리의 한 주택에서 ‘인공호흡 소생술(CPR)’을 시행하고 있던 응급구조팀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 훼어팩스 경찰은 의식을 잃은 채 누워있는 18세 된 김양을 발견했다. 김양은 처음에 훼어 옥스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다시 훼어팩스병원 ‘PICU’ 병동으로 이송됐으나 29일 끝내 사망했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살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현장 주변을 통제하면서 증거를 채취해온 경찰은 김양 사망 다음 날인 30일 ‘외상 및 질식‘에 의한 사망이라는 검시 결과에 따라 적극 용의자 신원 추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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