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잡화업계가 고급화된 제품과 전문화로 새로운 활로를 찾아가고 있다. 한인 잡화업소들은 지역의 특성과 고객의 취향에 맞는 아이템들을 발빠르게 제공하면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미국 경기 침체와 대형 체인 할인점의 진출, 타민족의 시장 잠식 등의 악재 속에서도 한인 잡화업계는 고급화와 전문화로 새로운 활로를 열고 있다.
한인 잡화업소에서 저가의 각종 잡화(general merchandise)를 예상했다면 이제는 그 고정관념을 바꿔야 할 정도로 한인 업계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과 뉴저지의 한인 잡화업소는 대략 600-700여곳으로 추산된다. 예전에는 더 많았지만 지난 3-4년사이 중국인이나 인도 등 타민족들이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많이 줄었다.그러나 한인 업계는 업소의 특성에 따라, 또는 지역에 따라 각기 전문화된 아이템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잡화들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는 소모품인만큼 경기에 민감하지 않으며, 오히려 핫 아이템이 있느냐에 따라 매상이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한인 업소들은 특히 패션 아이템이라는 점에 착안, 유행에 맞는 아이템을 발빠르게 마련하면서 인근의 대형체인점과도 경쟁이 가능해졌다.
맨하탄 한인타운 인근 맨하탄몰의 기념품 전문매장인 ‘오아시스’는 넓직한 매장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라이선스 제품들로 고급화에 성공한 업소로 손꼽힌다. 3,000스퀘어피트의 대형 매장에 고급스러운 실내인테리어로 재단장해 관광객 및 젊은층이 즐겨 모이는 장소로 바뀌었다.
라이선스가 있는 뮤직 티셔츠와 스포츠웨어가 주상품이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기념품 등 선물용품이 깔끔한 매장과 어울린다.오아시스의 박종호 사장은 “주위에 대형 스토어들이 계속 들어서는 상황에서 기존의 영업 스타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아래 전문적인 상품으로 승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상품이라도 멋있게 꾸미고 고급화시켜야 제 가격을 받는다”며 “트렌드를 잘 살피고 과감한 투자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인 잡화업소가 여러 가지 저가의 잡화를 모두 취급했던 ‘만물상’의 이미지가 사라진 지 오래다. 모자나 가방, 의류, 커스텀 주얼리 등 각 업소마다 주력상품을 내걸고 전문화로 승부하고 있다.한 품목을 정해 전문화하고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는 업소들이 늘어나는 것은 브랜드 제품을 취급할 경우 정품을 제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에 타 업소와 차별화시킬 수 있고 재고 처리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뉴욕한인경영인협회의 차영남 회장은 “가격이 비싸도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들은 구입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한인 업소들은 소비자의 특성에 맞는 제품들로 특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맨하탄의 업소들은 관광객을 겨냥한 기념품과 커스텀 주얼리 등에 집중하고 있으며, 기타 보로의 업소들은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가방이나 신발, 모자, 의류 등의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유명 브랜드 제품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맨하탄에서 기본적인 잡화 뿐아니라 커스텀주얼리도 취급하는 전광철 사장은 “고가품에 걸맞는 업소 인테리어와 진열 방식을 도입해 고급스럽고 깔끔한 이미지가 매출에 큰 도움이 됐다”며 “고객들이 즐겨 찾는 패션 아이템을 중심으로 전문적인 업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인 잡화업계에서는 특히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FTA 타결이 중국계 수입상과 도매상의 시장 잠식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한인 잡화업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한미 FTA가 체결되면 중국산이 장악하고 있는 저가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을 활용한 고가 시장 영역을 새롭게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잡화제품을 수입도매 하는 참봉사의 허순범 사장은 “갈수록 잡화업계가 고급화되는 추세에 맞춰 한국산 제품 등 고가품들이 한인 잡화업계에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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