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발 퀵 서비스의 김경수 사장은 1년 365일 밀려드는 전화를 받느라 쉴 틈이 없다.
음식 배달, 수퍼마켓 장보기, 꽃 배달, 서류 전달, 우체국 심부름, 우드베리 픽업 기타 등등.
말 그대로 뉴욕 일대 한인들의 발이 돼주는 마당발 퀵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40%정도는 생업과 가사로 바쁜 한인주부들이다.
세탁소, 델리 등 일에 매달리느라 가사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주부들을 대신해 세탁물 픽업, 장보기, 약 사기 등 가게들이 문닫기 전에 대신 볼일들을 처리, 퇴근하는 주부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고 있다. 마당발 퀵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어카운트만 현재 500여개 이상이며 플러싱 일
대 심부름 가격은 8달러에서 10달러선이다.
김경수 사장이 마당발 퀵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것은 2004년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였다. 당시 택시를 운전하던 그는 무거운 짐을 옮기는 손님을 보면서도 주차 티켓 등의 이유로 도울수 없는 기사들의 형편을 접하면서 사업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3만달러정도면 충분히 창업이 가능하다지만 투자비가 적은 대신 초창기 수입은 넉넉지 않고 노동의 강도는 그 어느 업종보다 강했다. 혼자서 차 한 대를 끌고 시작한 사업이라 처음에는 하루 고작 전화 한통으로 8달러를 벌기도 했지만 1년 정도 지나자 그동안 쌓아온 친절과 신용으로 입소문이 나서 지금은 직원 6명에 하루 걸려오는 전화만 120통에 육박한다. 하루 마일리지가 50마일을 넘는 것은 당연하다.
전화로 주문이 들어오면 일단 원하는 물건을 산 뒤 고객에게 전달 할 때 비용을 지급받으므로 항상 현금 500달러 이상은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주부들은 평균 50~60달러 많게는 300달러까지 장을 보기에 이마저도 금방 동이 난다. 밤에는 주당들을 대신해 마트에서 술을 구입해주기도 하고 야식으로 치킨과 요리들을 배달하기도 한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픽업, 피자 한판을 손에 들려서 집에 데려다 달라는 전화, 미장원에서 머리손질이 끝난 여자손님이 애완견 센터에 있는 자신의 개를 데려다 달라는 전화, 심부름센터에 걸려오는 전화는 그 내용도 다양하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김사장은 “집으로 불러서 갔더니 조그만 봉투를 전해달라는데 냄새가 이
상했다” 며 자칫 마약을 배달 할 뻔 했던 기억을 되새기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한번 거래를 시작하면 잘 바꾸지 않는 업종의 특성상 신용이 가장 중요하다. “장을 보더라도 내 장을 보듯 신중하게 물건을 고르고, 솜씨가 좋은 세탁소와 거래를 터 고객과 연결시켜주었기 덕분에 이만큼 성장한 것”이라고 김사장은 전했다. 그는 배달 음식에 식당 영수증을 붙이는 것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챙긴다.
처가가 운영하는 콜택시 회사와 사무실을 함께 쓴다는 점 역시 그에게는 큰 보너스로 작용하고 있다. 택시 기사들이 꺼리는 용무들이 자연스럽게 그의 업무가 되고 있기 때문. 비디오대여점, 식당, 택시 회사 등에 들어가 하루만에 명함 수백개를 다쓰고 비디오 테입 하나하나에 전화번호를 알리는 스티커를 붙이는 등 발로 뛰는 광고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며, 때로는 100달러가 넘는 주차 티켓 서너장으로 하루 일당이 물거품이 되기도 하는 등 퀵서비스 사업은 쉽지 않는 업종이다. 그러나 자신을 믿고 찾아주는 고객들에게 항상 감사한다는 김경수 사장의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는 듯 그의 전화벨은 여전히 쉴새없이 울린다. 문의:718-888-1233
<최희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