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모르는 누군가가 제가 디자인한 코트를 입고 있는 것을 볼 때 디자이너로서의 뿌듯함을 느낍니다.”
전문 여성 직장인을 패션 타깃으로 삼아온 유명 브랜드 ‘엘렌 트레이시(Ellen Tracey)’에 한인이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어 화제다.
타 의류에 비해 디자이너가 많기로 소문난 코트 전문 디자이너로 지난 4년간 맹활약해 온 주인공 이재호(35·사진)씨가 그 주인공.
이 수석디자이너는 코트를 디자인할 때 고객의 만족감을 먼저 생각한다.
도시의 커리어 우먼의 이미지를 고수해 온 엘렌 트레이시의 전통 브랜드 파워에 신세대가 선호하는 식의 벨트와 색상, 단추, 액세서리 등으로 포인트를 살려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 고객을 사로잡는 데 주력하는 이 디자이너의 패션 지론은 “가장 대중적이고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 최고의 옷이다”는 것.
지난해 그가 디자인한 코트는 200여점 이상이며 이 중 50여점 정도가 출시, 미 전역의 삭스 피프스 애비뉴 같은 고급 백화점에서부터 소규모 매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판매됐다.올 가을에 선보일 코트류가 벌써 250여점이나 디자인돼 있을 정도로 시즌을 앞서 준비하는 일의 특성에 대해 그는 “일반인보다 6개월 내지 1년 앞서 살아간다는 것이 의상 디자이너로서의 최대 매력”이라고 표현했다.
시즌을 앞서는 이른 준비로 귀가 시간이 자정을 넘길 때가 잦음에도 불구, 이 디자이너는 오는 3월 맨하탄 크레인 디어터에서 개막하는 오프 브로드웨이 쇼 ‘어토니 포 더 댐드(Attorney for the Damned)’의 무대 의상까지 맡았다. ‘어토니 포 더 댐드’에 등장하는 16명의 배우들의 의상을 직접 디자인한 그는 한인이 도전하기 힘든 브로드웨이 무대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어린 시절 단 한 번도 전문가로부터 미술 지도를 받아본 적이 없었으며, 20대 중반 미국에 유학 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온 이 디자이너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한인들의 우수한 실력과 재능에도 불구하고 중국계 미국인 베라 왕과 일본의 요지 야마모토와 같은 국제 패션 무대에 필적할 만한 한인 디자이너가 아직까지 배출되지 않아 아쉽다”며 “전 세계 한인 디자이너들이 능력을 발휘하는 데 이바지하고, 후배 디자이너 양성에도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다시 태어나더라도 디자이너로 살고 싶다”는 그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옷을 판매하는 의상 관련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이 디자이너는 아칸소 주립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하다가 뉴욕주립대학 FIT로 편입, 패션 디자인을 전공했다. 학기 중에는 캘빈 클라인과 DKNY 등에서 인턴십을 하며 경력을 쌓았고, FIT와 자매결연을 맺은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인 학교인 폴리모다에서 1년 과정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밟으며 유럽계 패션 감각을 배웠다. <정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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