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주정부·회사 운영해본 후보 없어
유력 공화당 대선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대통령의 자질로 경험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번 대선은 지난 반세기 중에 가장 행정 경험이 적은 후보들의 잔치라고 USA투데이가 25일 지적했다. 신문은 대선 레이스에 남아있는 3명의 후보들이 모두 뛰어난 업적을 자랑하고 있으나 시 및 주정부는 물론, 작은 회사 하나 운영한 경험이 없다며 상원의원실과 선거 캠페인 운영이 행정 경험의 전부라고 지적했다.
뉴욕시대학(CUNY)의 정치학자 스탠리 렌숀은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의원 출신이 대통령이 될 것이 확실하다며 연방 상원은 대통령 꿈을 이루기에는 좋지만 대통령의 업무를 익히고 준비하는 곳으로는 부족하다며 백악관과 의회가 요구하는 기술과 스타일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그중에서도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아이젠하워 이후 정치 경험이 가장 적은 후보로 꼽히고 있다. 힐러리는 “첫날부터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오바마와 차이를 부각시키고 있고 매케인도 오바마가 “위험스러울 만큼 순진하다”고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매케인은 유권자들이 최대 이슈로 꼽는 경제에 대해 잘 모른다고 시인하고 “그린스팬의 저서를 갖고 있다”는 농담으로 눙쳤다. 힐러리는 토론회에서 국내 및 해외정책을 모두 숙달한 평가를 받아왔지만 오바마 진영에선 의료보험 등 퍼스트레이디로 시도한 행정 노력들이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관계자들은 오늘날 언제 어떤 위기가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준비된 지도력이 중요한 자질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케네디 대통령의 경우 취임 3개월만에 반 카스트로 세력의 쿠바 침공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려야 했는데 완전 실패로 돌아가 세계 지도자들이 젊은 미국 대통령에 대해 회의를 갖게 됐다. 해리 투르먼은 취임 4개월만에 원자폭탄 투하 여부를 결정해야 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임기 8개월 후에 9.11테러를 직면했다.
대통령 전기를 쓴 역사학자 로버트 달렉은 그러나 경험과 대통령 업적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1875년에 취임한 제임스 부캐넌의 경우 경험이 하도 많아 별병이 ‘행정 달인’이었지만 남부 주들이 연방에서 탈퇴할 때 그대로 방치해 최악의 대통령 중 한명으로 꼽힌다. 반면 아브라함 링컨은 일리노이 주의회에서 8년, 연방하원에서 2년을 지내는데 그쳐 경험이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최고의 대통령으로 존경받고 있다.
일리노이 주의회에서 8년, 연방상원에서 3년을 지낸 오바마가 과연 링컨처럼 되느냐, 아니면 대공황을 그대로 방치한 허버트 후버처럼 되느냐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대통령 역사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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