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화재 현장을 찾은 미주 한인들이 불탄 숭례문앞에 마련된 제단에 헌화한 후 절을 올리고 있다.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한달… 미주 한인 30여명 현장에 가보니
흉물스런 보호막 애도문만 빼곡히
<서울-심민규 특파원>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던 25일, 서울에는 새로운 정부 출범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반영하듯 모처럼 소담스런 함박눈이 내렸다.
온통 눈으로 덮인 고국의 수도 서울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지만, 그 서울 한복판에서 대한민국 전통 문화의 심장부 역할을 하던 ‘국보 1호’ 숭례문은 온몸이 화상을 입어 부스러진 채 흰색 수술용 시트를 덮은 듯한 애처로운 모습이었다.
숭례문을 둘러싼 장벽에는 시민들이 붙여놓은 수많은 애도문들만이 그 아픔을 달래고 있었고, 화재 발생 한 달이 넘은 지금도 많은 시민들이 현장을 높이 쳐진 장막 사이로 애써 숭례문의 잔해를 바라보며 애통한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다.
화재 다음날인 지난달 23일부터 숭례문 앞에 제단을 세우고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는 박창기 고구려역사 바로세우기 본부장(51)은 “화재가 발생하던 그날이 내 50번째 생일 되던 날이었다”며 “숭례문의 49제가 끝나는 29일까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이 자리에 서서 상주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단에 헌화한 서울 시민 김경순(55)씨는 “숭례문은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대한민국의 상징인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너무나 부끄럽다”며 “빨리 옛 모습을 찾아 우리 곁에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서울을 찾은 미주 한인 30여명도 이날 숭례문 현장을 찾아 화마의 상처를 하나 하나 살피며 당당했던 옛 모습을 추억했다. 이들은 숭례문 앞에 설치된 제단에 제를 올린 후 정정인 시인이 ‘숭례문 애도시’를 낭송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현장을 찾은 남문기 LA한인회장은 “한국을 떠난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학창시절 수학여행길에 봤던 숭례문의 아름다운 모습이 기억에 생생하다”며 “숭례문이 예전의 당당했던 모습을 하루 빨리 되찾아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다시금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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