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극심한 불경기를 겪고 있는 한인 봉제업계가 불황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치솟는 렌트.조닝 변경등 환경악화 타개할 희망
다품종 소량생산. 자동화 시스템 도입등 구조조정 노력
1980년대 뉴욕시 패션 의류업계의 심장으로 군림하던 한인 봉제업계의 위축현상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지난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로 시작된 이후 2000년대 들어 가속화된 원청업체들의 수입선 다변화로 아시아까지 생산기지가 확대되면서 지속적으로 가중 돼 왔다. 특히 2005년을 기해 미국정부의 섬유수입 쿼터제가 폐지되면서 중국산 섬유 제품의 저가 공세가 본격화, 한인 봉제업체들의 휴폐업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최저임금 상승과 렌트 급등, 노동법 단속 강화 등이 저 인건비를 기반으로 한 노동집약 업종으로 대표되는 업계의 수익성 문제까지 흔들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가격 위주로 형성됐던 업체간 경계를 허물어지면서 한인업주들로 하여금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형국이다.
■‘갈수록 악화되는 외부환경’=지난 2005년부터 섬유, 의류, 봉제품 등의 수입물량을 제한하는 섬유수입 쿼터가 폐지되면서 중국산 의류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쿼터제 폐지로 섬유 제품들의 평균 단가가 10~15% 낮아지면서 이미 치열한 가격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따라서 미국 대형 의류 원청업체들은 내수 생산보다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국가에서 생산, 수입된 저가 위주의 제품들이 시장을 장악해 나가면서 한인 봉체업체들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치솟는 렌트 급등도 한인 봉제공장 업주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요인이다. 대부분의 한인업주들은 시간당 7달러가 넘는 임금이면 예전의 경우 4~5년 정도의 경력이 있는 매니저급들이 받는 수준으로 수년새 배 이상 뛴 렌트와 함께 가장 비즈니스를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푸념하고 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뉴욕과 뉴저지 지역의 한인 봉제공장은 200여개 밖에 남지 않은 상태. 400개 이상 운영되던 10년 전과 비교하면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인업체, 구조조정 급물살=하지만 한 켠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돌파해보려는 업체들의 변화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대표적인 노력은 품질 경쟁력 강화와 다품종 소량생산,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통한 생산성 향상 등이다. 이와 함께 거래선 다변화, 고급 기술인력 확보 등도 구조조정의 사례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꾸준히 자동화 시스템 도입과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로 전환 작업을 벌여왔던 일부 한인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하며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곽우천 뉴욕봉제협회장은 대형 원청업체들이 싼 단가에 대량 생산을 추구하는 경향에서 단기간에 고품질의 제품을 소량 생산하는 추세로 돌아서면서 이를 타깃으로 운영해왔던 한인 업체들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협회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한인봉제공장단지 건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인봉제공장들이 밀집돼 있는 맨하탄 35~40가 일대의 임대료가 폭등하고 지역 일부가 아파트 단지로 조닝이 변경되는 등 영업환경이 나빠지면서 이전을 추진해왔던 업체들의 해갈제 역할을 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엄수흠 봉제협회 이사장은 “봉제공장의 경우 흩어져 있는 것보다 함께 모여 있는 단지형태가 여러 측면에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다”면서 “한인 봉제인들을 위한 공장단지가 세워질 것을 생각하면 업계에 새로운 희망이 솟는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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