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가능성의 미래를 향해 높게 뛰자
미국은 특이한 나라다. 지구상에 미국만큼 여러 인종, 여러 민족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은 없다. 그러면서도 국가의 정체성이나 국민들의 애국심은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을 한데 묶는 힘은 무엇일까.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유치원에 들어가면서부터, 이민 와 시민권자가 된 사람은 선서를 통해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한다. 국기에 대한 맹세는 물론 이것이 상징하는 가치에 대한 맹세이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자유와 정의가 보장되는’(liberty and justice for all) 사회를 이뤄나가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미국의 번영은 그런 사회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이다.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 하는 한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고 자기가 땀 흘린 만큼 대우를 받는 사회, 그런 사회가 경제적 번영의 필요이자 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를 쉬운 말로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부른다. 미국에서 태어났다고, 미국에 왔다고 모두가 이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노력으로 이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 미국이다.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 영국인들이 대서양을 건너 체사피크만 인근에 제임스타운을 세운 이래 수많은 이민자들이 이를 좇아 신대륙에 발을 디뎠다. 한인들도 마찬가지다. 1903년 첫 하와이 이민자, 1965년 케네디 이민법 통과 이후 쏟아져 들어온 이민자들이 보다 나은 삶을 찾아 태평양을 건넜다.
1969년 6월 9일 본보가 LA에 조그마한 사무실을 차리고 첫 한인 신문을 발행했을 당시만도 한인 커뮤니티, 코리아타운은 존재하지 않았다. 한인 수도 몇 되지 않아 낯선 사람들끼리도 길가다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후 38년 뒤 한인 사회는 상전벽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엄청나게 변했다. 윌셔 가의 주요 빌딩을 모두 한인이 소유하고 자산 규모 수십억 달러 대의 한인 은행이 10여개로 불어나고 코리아타운 곳곳이 주상복합 대형 빌딩 공사로 번잡해지리라 상상한 사람은 당시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이제 LA를 비롯한 미주 한인 사회는 첨단 산업에 뛰어들어 1억 달러 대의 재산을 모은 억만장자부터 의류 등 각종 비즈니스에서 선두를 달리는 사업가, 가주 1/4을 아우르는 조세형평 위원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인 1.5세나 2세들의 활약은 1세를 능가한다. 대통령 보좌관에서 주요 부처 고위 공직자, 판검사, 의원 보좌관 등 공직은 물론 언론, 연예, 스포츠, 예술 등 1세들이 꿈꾸지 못했던 여러 분야에서 인정받는 한인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피부색에 관계없이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존중하는 사회와 한인들처럼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와 교육열에 불타는 민족이 만나면 어떤 결과가 벌어지는가를 보여주는 모범 케이스가 바로 한인 사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2년 4.29폭동이래 1997년 한국 IMF 사태, 2000년 불황, 2001년 9·11 테러에도 불구, 꾸준한 성장 가도를 달려온 한인 경제에 최근 들어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한인 비즈니스의 바로미터인 한인 은행들의 대출이 크게 줄고 부실 론이 늘고 있다. 한인들의 주요 투자 대상인 부동산 경기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소마다 장사가 안 된다는 소리가 높다.
그러나 이는 길게 보면 성장을 위한 일시적인 진통에 불과하다. 70년대 오일쇼크가 세계를 강타하고 미국이 깊은 불경기에 빠졌을 때 ‘미국의 시대는 끝났다’는 비관론이 나돈 적이 있다. 그러나 그 후 미국은 공산주의 위협을 극복하고 인터넷 등 첨단 테크놀로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자유와 정의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한, 잘 살아보겠다는 한인들의 의지가 사라지지 않는 한 미국과 한인 사회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미래를 향해 열려 있다. 1등 신문 미주 한국일보는 그 길을 한인 커뮤니티와 함께 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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