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지난 80년 동안 훌륭한 투자였다. 연평균 약 10%의 수익을 안겨줬다. 그렇다면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당연히 그만큼 좋은 성과를 거뒀을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주식 시장에 투자된 달러의 같은 기간 중 성과는 연평균 약 8.6%에 그쳤다.
지난 80년간 주식 가치상승률은 연평균 10%
실제 개미 투자자가 번 돈은 평균 8.6%로 미달
장기 보유 않고 타이밍 노려 들락날락 원인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불문율 잘 못지켜
주식은 아주 좋은 투자인데 주식 투자자는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왜 그럴까. 타이밍을 노리고 들락날락하기 때문이다.
주식은 10%를 안겨주는데 왜 주식에 투자한 사람은 8.6% 밖에 못 벌까?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미시간 대학의 회계학 교수 아일리아 다이체브는 투자자들이 주식에 돈을 묻어 두지 못하고 더 많은 돈을 벌려고 사고 팔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먼저 타이밍을 노리는 보통의 투자자의 경우. 주식을 10달러에 100주 샀는데 이듬해 주가가 20달러로 오르자 이 투자자는 100주를 더 샀다. 그런데 운 나쁘게도 주가가 다시 10달러로 내려앉았고, 이 사람은 200주를 팔아버렸다.
다음은 사서 그냥 갖고 있는 buy-and hold 투자자의 경우. 10달러에 사서 2년 동안 갖고 있다가 10달러에 팔았다면 2년간의 투자 이익은 0다.
마켓 타이밍을 시도했던 투자자는 3,000달러를 투자해서 2,000달러 회수했으니 주가는 그대로 인데 본인은 1,000달러를 잃었다. 주식은 브레이크 이븐인데도 불구하고 타이밍 잘못으로 돈을 잃었다. 그의 돈은 대부분 마켓이 떨어지기 바로 직전에 투자된다.
보다 의미있는 투자수익률을 측정하기 위해 투자된 액수를 감안한 ‘달러 가중치 수익’ (dollar-weighted returns)방식으로 위에 든 예를 계산해 보면 마켓 타이머의 연평균 투자회수율은 마이너스 16.8%로 바이 앤 홀드 투자자의 제로 수익보다 크게 떨어진다.
달러 가중치 수익 방식을 적용하여 계산해 보면 뉴욕증시(NYSE) 및 아메리칸 증시(ASE)의 전체 주식을 1926년에 사서 2002년까지 장기보유하고 있었다면 연 평균 10%의 이익을 안겨줬다. 그러나 26년에 사서 같은 패턴으로 달러가 들락날락 했다면 수익은 연평균 8.6%밖에 나오지 않았다.
나스닥에 적용해도 마찬가지. 바이 앤 홀드 투자자와 타이밍을 노리는 투자자의 성과는 격차가 더 커졌다. 나스닥 인덱스를 1973년에 사서 2002년에 팔았다면 평균 9.6% 이익. 그러나 들락날락하는 전형적인 나스닥 투자자는 같은 기간에 4.3%밖에 얻지 못한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 19개국 중 18개국에서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다이체브 교수는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투자자들은 마켓 타이밍을 잘 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왜 그럴까.
월스트릿에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불행히도 개미 투자자들은 이 룰을 잘 따르지 않는다. UC버클리의 파이낸스 교수 테렌스 오딘은 스몰 투자자들은 미디어에서 언급될 때 그 주식을 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뉴스에 산다. 프로페셔널과 기관투자자들은 그 때 리테일 투자자들에게 팔아치운다.
리치몬드 대학의 파이낸스 교수인 토머스 아놀드, 잔 얼 주니어, 데이빗 노스등 3인 교수가 최근 파이낸셜 애널리스트 저널(The Financial Analysts Journal)에 발표한 “커버스토리로 다뤄지면 거꾸로 가라는 신호인가?”(Are Cover Stories Effective Contrarian Indicators?) 라는 연구보고서는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준다.
이 교수들은 비즈니스 위크, 포천, 포브스에 커버 스토리로 다뤄졌을 때 그 회사 주식 가격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살펴봤는데 긍정적인 스토리는 긍정적인 주가 움직임이 한동안 있은 뒤 나왔고, 부정적 스토리는 주가 성과가 한동안 부정적으로 흐른 뒤에 나왔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별로 놀랄 일이 없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다음. 커버스토리로 다뤄졌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비정상적 움직임이 이젠 끝난다는 신호라는 사실도 발견했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가 그런 ‘뉴스’에 따라 주식을 사고팔면 그 결과가 잘 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런 기사들이 읽을 가치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정 반대다. 대부분 심도 있는 보도 및 분석 기사들이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그 기사가 연구하고 원고를 작성하고 인쇄될 무렵이면 이미 더 이상 뉴스가 아니며, 그 주식의 시장 가격은 이미 그 회사의 장래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장기보유 전략이 오랜 세월이 흘러도 통할 수 있는 옳은 전략이라는 점을 새삼 일깨워준다. 당신이 뉴스라고 생각하는 것이 프로페셔널에게는 이미 낡은 모자일 뿐이며, 시장을 능가하겠다는 생각이 바로 먹히는 길일 뿐 이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특약-케빈 손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