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교회서 주는 교회로 대변신”
나성영락교회를 이끌며 교회의 사회 환원을 앞장서 실천하고 있는 림형천 담임목사. 지난 2003년 박희민 목사의 후임으로 나성영락교회에 부임해 3년을 지나면서 조금씩이지만 확실하게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목회자로 주목받고 있는 그는 명문 기독교 집안 출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뉴욕에서 건너와 남가주 한인사회 대표적 교회의 하나인 나성영락교회를 이끌고 있는 림형천 목사로부터 목회자로서의 사명과 그가 추구하고 있는 ‘베풂 문화’의 비전을 들어봤다.
“교회는 세상을 위해 존재… 축복 나눠야”
작년 50여개 지역단체에 30만여달러 지원
올 예산 10% 110만달러 커뮤니티에 환원
‘베풂 바이러스’ 타 교회·기관에 큰 영향
림목사는 4대째 목회자를 배출해온 가정에서 태어난 모태신앙이다. 한국 교회가 100주년을 맞던 1984년 유일한 4대 목사 가문으로 선정돼 표창을 받았던 명문 기독교 집안으로 유명하다.
증조부 림준철 목사는 독립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르며 만주에서 이민목회를 했다. 조부 림재수 목사는 평생 농촌교회를 일궜다. 림 목사의 부친 림인식 목사는 노량진교회 원로목사로 숭실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형인 림형석 목사는 LA 동부에서 선한목자장로교회를 부흥시킨 뒤 한국의 평촌교회로 옮겼다. 직계만으로도 4대에 걸쳐 목사가 7명이다.
이런 집안 환경에서도 자신은 목사가 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고려대를 졸업한 뒤 1년 반 정도 두 군데 회사를 다니며 돈 많이 벌어 교회를 도울 생각만 했다고. 그러나 피는 속일 수 없었는지, 세상이 자신과 맞지 않는 것을 깨닫고 신학교로 돌아왔다고 말한다.
자신의 경험 때문인지 림 목사는 자신의 대학생 아들에게 목사가 되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소명을 느끼게 되면 그 때 가서 목회자 공부를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한다.
림 목사는 고려대와 서울 장로회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공부를 했다. 뉴저지주에서 부목사를 거쳐 1991년 뉴욕의 아름다운교회를 개척해 담임목사를 맡은 게 이민교회 목회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림 목사는 교회의 더 많은 사회 환원을 강조한다. 말 뿐 아니라 실질적인 세상 돕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뉴욕에서 10년 넘게 교회를 개척한 경험이 림 목사에게 교회와 사회의 건강을 더 강조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림 목사는 7일 주일 설교에서 “올해 예산의 10%에 해당하는 110만달러를 커뮤니티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교회를 세우셨다. 그러기에 교회가 사회를 위하여 사랑을 나누고 세상을 축복해야 한다“며 “교회는 세상을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물론 이 발언이 처음은 아니다. 3년 전 박희민 목사의 후임을 찾던 영락교회 청빙위원회가 뉴욕서 목회하던 림 목사를 찾아가 ‘삼고초려’할 때 림 목사가 내세웠던 조건 중 하나가 ‘교회의 사회 환원’이었다.
나성영락교회는 지난해 50개 커뮤니티 단체에 30만달러를 지원하며 림 목사와의 약속을 지켜가고 있다. 교역자들이 직접 교인들의 비즈니스를 찾아 2주간 현장 체험하는 ‘세상 속으로’ 프로그램을 2년째 계속해 교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10여명의 교역자들이 현장 체험을 통해 받은 수당 1만여달러를 모아 지난해에는 빈나양 돕기 성금으로 전달했다.
특히 규모가 작아 재정이 어려운 미자립 교회의 목회자 자녀를 돕기 위해 25만달러를 장학금으로 썼다. 교회간 교류를 중시하며 LA의 대형 교회인 은혜한인교회, 남가주 사랑의 교회, 베델교회를 교역자들과 함께 차례로 방문했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열린 목회자의 개혁 의지가 돋보인다. ‘Love LA’는 벌써 15년째 일요일마다 홈리스에게 햄버거 400개를 나눠주며 림 목사의 목회 철학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사회 환원이 올해는 더 활발해진다. 교회 근처에 있는 히스패닉과 중국인이 주로 다니는 학교와 협력해 바자를 열 계획이다. 지원 목표는 15만달러다. 또 히스패닉 장학제도를 신설해 10만달러를 쓰려고 한다.
만 4년째로 접어든 나성영락교회의 베풂은 서서히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고 림 목사는 평가하고 있다. 그는 “직접 도움을 받은 기관이나 개인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발전하는데 공헌했다고 생각 한다”며 “그들이 정신적·영적으로 얻은 도움과 격려 역시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베풂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는 것도 빠질 수 없는 성과다. 림 목사는 “다른 지원기관의 책임자를 만나면 저희 교회의 적극적인 사회 사역에 힘입어 도움을 베푸는 교회가 많아졌다고 말한다”며 “저희 하나로는 사회의 필요를 채우는 데 한계가 있는데, 저희의 활동에 자극 받는 교회와 개인이 많아져 여러 단체에 유익이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림 목사는 나성영락교회를 어떻게 이끌어나가고 싶으냐는 질문에 “영락교회의 전통과 방법은 존중하면서도 형식은 늘 새로워지기를 바란다. 시대가 바뀌고 사람들의 가치관과 사고방식도 바뀌기 때문에 내용을 바르게 지키기 위해서 늘 새로운 형식을 추가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림형천 목사는
- 고려대학교 졸업
- 서울 장로회 신학대학원 졸업
- 숭의 여중 교목
- 프린스턴 신학대학원
- 팰리세이드장로교회 부목사
- 뉴욕 아름다운 교회 개척 및 담임목회(1991~2003)
- 현 나성영락교회 담임목사
<글 김호성·사진 이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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