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음악·음식·놀이·혼례 소개
‘한국문화 홍보대사’
‘라치몬트 페어’‘코리안 선데이’
정체성 심는 행사 10여개 활발
LA 윌셔와 샌앤드류스, 고즈넉한 수도원 분위기의 한 성당 옆 깔끔하고 세련된 건물에 들어선 세인트 제임스(St. James) 교회 부속 세인트 제임스 초등학교.

현재 전교생 300여명 중 약 30%가 한인 학생이다. 이 때문에 한인 학부모들의 활동 역시 여느 학교에 비해 활기가 넘친다. 1995년 발족한‘한인학부모회’(회장 헬렌 이)는 학교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학교 발전에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한인학부모회는 학교 활동 외에도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대외적으로 한인 커뮤니티를 주류사회에 알리는 역할도 겸하고 있다.
한인을 비롯한 이민 1세대들은 미국에 이민 와서 처음으로 주류사회에 소속되어 있음을 진하게 느낀 순간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 시작할 때부터라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영어가 능숙치 못해도 의지만 있으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자녀 학교의 주말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부모들은 마치 다시 학교에 다니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여기고 있다.
세인트 제임스 학부모들도 예외가 아니다. 거의 모든 학부모들이 크고 작은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한인 학부모들의 열성도 만만찮다. 미국의 학교는 교사에게 일방적으로 떠맡기는 체제가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 교사와 운영위원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사중주라는 한인 학부모들이 미리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인학부모회가 직접 주관하거나 후원하는 행사는 10여개에 달한다. 라치몬트 빌리지에서 열리는 연례행사인 라치몬트 페어는 세인트 제임스 스쿨이 매년 참가해 기금모금 이벤트를 벌이는데 이 곳의 가장 큰 부스 중 하나를 한인학부모회가 차지하고 주류사회에 한국음식을 선보인다.
한인 학부모 30여명이 하루 종일 서서 쉬지 않고 수백파운드의 갈비를 구워내면서 어느덧 라치몬트 빌리지는 구수한 코리안 바비큐 냄새에 휩싸인다. 행사에 참가해 한국 음식을 맛본 이 곳 주민들은 깨끗하게 그릇을 비우며 “원더풀!”이라는 감탄사를 반복한다.
▲라치몬트 페어에서 한국음식을 선보이며 기금모금 행사를 벌이는 한인학부모회원들
교육 세미나… 노숙자돕기 봉사
회원 수잔 유 변호사 법률상담도
매년 2월에 열리는‘코리안 선데이’역시 학교와 교회에 관련된 타민족들에게 한국 전통을 알려 한국인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한인학부모회가 주축이 돼 자라나는 한인 2세들에게 한국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해 올바른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돕기도 하는 이 행사는 매년 새로운 주제로 이벤트가 진행되는데 지난해에서 한국 전통악기인 가야금, 해금, 아쟁, 대금, 피리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실시됐으며 올해는 장기, 제기차기, 널뛰기 등 한국 고유의 놀이문화를 알리고 체험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이밖에도 학교 교사와 스태프들이 펼치는 한복 패션쇼가 열리고 한국 전통 혼례식도 거행되며 세인트 제임스 학교의 사물놀이단 공연 등이 이어진다.
한인학부모회는 자녀 교육을 위한 각종 세미나도 열고 있다. 어린이들의 영양과 건강을 위한 세미나, 아동 심리 및 육체 발달 세미나, 연령에 따른 교육 활동에 대한 세미나 등 주기별로 학부모들의 각종 궁금증을 풀어줄 수 세미나가 열린다. 세인트 제임스 교회는 노숙자들을 위한 음식 나누기 사업도 하고 있는데 한인학부모회가 이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한인사회를 위해서 벌이는 봉사활동도 있다. 세인트 제임스 학교는 매월 한인들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을 하고 있다. 이 상담에는 지난 2005년 전 세계의 주목의 받았던 마이클 잭슨 성희롱 재판을 맡아 무죄평결을 이끌어내며 일약 명성을 날렸던 ‘드림팀’ 토마스 메서로우 변호사와 수잔 유 변호사가 나오는데 유 변호사가 바로 세인트 제임스 한인학부모회 회원이다.
세인트 제임스 학교는 유 변호사를 포함해 7명의 자원 변호사들과 함께 매달 마지막 일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사전에 예약한 한인들을 상대로 무료 법률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상담예약은 (213)388-3417(Ext.112)로 하면 된다.
■한인학부모회 헬렌 리 회장
“자녀들이 한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환경 조성”
<헬렌 리(가운데) 회장 등 한인학부모회 임원진들>
“내 자식이 한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커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 한인학부모회 활동의 주목적입니다”
헬렌 리 회장은“‘코리안 선데이’ 등에서 교장 선생님이나 교회의 신부님 등이 한복을 입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적지 않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행사나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 조금이나마 우리의 문화를 주류사회에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헬렌 리 회장은 “학부모회 활동을 하면서 다른 학부모들을 만나 자녀 교육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며 “자연스럽게 가족 같은 분위기로 학부모회가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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