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훈 신부가 겸재 정선의 그림이 소장된 노르베르 베버 오틸리엔 수도원장의 저서 ‘금강산에서’를 선보이고 있다.
그림 21점 담긴 화첩
베네딕도회서 반환
2009년 일반공개키로
독일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수도원에 있던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의 그림 21점이 화첩 형태로 지난해 한국에 돌아왔다.
베네딕도회 수도원은 크리스티와 소더비 경매업체들의 집요한 경매 권유를 뿌리치고 “한국 반환이 최고의 가치”라며 영구임대 형식으로 반환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는 화첩에 50억원이란 가상 경매가를 매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화첩의 한국 반환에 큰 역할을 한 베네딕도회 소속 왜관 수도원의 선지훈 신부에 따르면 정선의 화첩은 지난해 10월22일 오틸리엔 수도원에서 직접 인계받아 현재 지방의 한 국립박물관에 보관중이며 오틸리엔 수도원의 한국 진출 100년이 되는 2009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선 신부는 “수도원의 한국 진출 100돌을 앞두고 겸재의 화첩을 돌려줄 것을 청원해 승낙을 받았다”고 밝히고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것은 화첩을 연구하고 도판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했다”며 대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해 왜관수도원 경내에 작은 박물관을 건립해 화첩의 그림을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돌아온 정선의 화첩은 1924년 한국을 방문한 노르베르트 베버 당시 오틸리엔 수도원장이 수집해 간 것으로 독일 기업가들과 함께 금강산을 찾은 베버 수도원장이 내금강산에 있던 장안사 호텔에서 입수해 간 것으로 학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당시 금강산 일대에는 그림상들이 활동하고 있었고, 그런 그림들 중에 겸재의 화첩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 화첩에는 금강산 구룡폭포를 그린 ‘구룡폭’, 조선시대 이성계가 거주했던 함경도 함흥의 궁궐에 있던 소나무를 그린 ‘함흥본궁송’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이 화첩을 1976년 독일 수도원에서 발굴해 학계에 소개한 미술사학자 유준영(71)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겸재 작으로 전하는 작품 중 상당수가 위작 시비에 시달리고 있으나 화풍 등 여러 측면에서 보아 이 화첩은 그런 시비에서 자유롭다”며 “화첩에 수록된 그림은 소재에 따라 ‘중국 고사도’ ‘중국 은둔자’ ‘금강산’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구룡폭(九龍瀑)
화표주(華表柱)
함흥본궁송(咸興本宮松)
부강
<사진-본사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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