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총괄’의장에 손티 총사령관 임명
국민 여론조사 84%가 “쿠데타 지지”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의 추인으로 태국의 군부 쿠데타는 완성됐다.
미국은 군부의 정권 장악에 불만을 표시했지만 태국민의 절대적 존경을 한 몸에 받는 푸미폰 국왕의 쿠데타 추인으로 힘이 빠지고 말았다.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에 체류하던 중 ‘자리’를 빼앗긴 탁신 치나왓 전 태국 총리는 20일 타이항공 전세기 편으로 가족 중 일부가 머물고 있는 영국에 도착했다.
군부 쿠데타의 마지막 한 획은 20일 푸미폰 국왕이 직접 그었다.
푸미폰 국왕은 이날 쿠데타 주역인 손티 분야랏글린 육군 총사령관을 국정을 총괄하고 개혁을 추진하는 ‘민주개혁 평의회’ 의장으로 정식 임명했다고 평의회 대변인이 발표했다. 국왕은 TV 성명에서 “탁신 총리가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부정축재를 했으며, 권력을 남용해 국가 사정기관에 개입했을 뿐더러 국왕에 대한 존경심이 없기 때문에 그에 부여한 권력을 거두어들인다”고 말했다고 대변인은 전했다.
앞서 손티 장군은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달 초까지 임시헌법 초안이 마련될 예정”이라며 “그 기간 안에 새 의회가 구성되고 새 총리도 임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총리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다”며 2주 안에 자신이 임시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손티 장군은 “아마도 내년 10월께 다음 번 총선이 치러질 것”이라며 향후 1년 안에 민주주의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방콕의 라자밧 수언 두싯 대학 부설 여론조사기관이 20일 태국 국민 2,0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4%가 “쿠데타를 지지하며 이를 통해 정치적 긴장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답변했다.
불교국가의 이슬람교도... 왕 신임 두터워
▲쿠데타 주도 손티 분야랏글린
15년만에 폭력 없는 쿠데타로 정부 전복에 성공한 손티 분야랏글린(사진) 육군 참모총장은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 이례적으로 이슬람교도로서 군 수뇌부에 오른 인물이다.
1969년 태국 출라촘클라오 왕립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손티 장군은 로열 보병대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베트남전 등 많은 전투 참가 경험을 가지고 있는 그는 엘리트 특전사를 비롯 태국 최고 부대의 수장을 지낸 바 있다. 지난해 태국 남부 이슬람 지역에서 무슬림들의 반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육군 총사령관으로 임명된 그는 반군세력 지도자와 대화를 시도하는 등의 평화적 문제 해결을 통해 국왕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손티는 정국에 관한 국왕의 의중을 전달하는 등 국왕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탁신 내각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왔다.
억만장자 기업가... 거액탈세로 신망 잃어
▲쫓겨난 탁신 치나왓 총리
탁신 치나왓(57) 전 총리는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기업가 출신으로 태국에서 최초로 4년 임기를 다 채운 민선 총리.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비단 매매상의 아들로 태어난 탁신은 경찰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경찰 간부로 재직 중 미국에 유학한 그는 1980년대 컴퓨터 회사를 창업, 태국 최대 정보통신기업인 ‘친 그룹’으로 키웠다. 탁신은 지난 1월 그의 일가가 회사 주식을 싱가포르 국영기업에 19억달러에 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도 세금을 내지 않아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이에 맞서 조기총선 카드를 빼들었던 그는 여론에 굴복, 지난 4월 사임을 발표했으나 한달 반만에 총리직에 복귀하는 저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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