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의 혼란 속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던 확신들은 빵조각처럼 부서진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직후 제기된 두 가지 질문을 생각해보라.
1943년 4월, 태평양 전선의 미군 암호해독가들은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지휘했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의 비행 계획을 알아냈고, 5월에 그가 탄 비행기는 격추됐다. 뉴욕타임스는 “야마모토 사망에 루즈벨트는 ‘맙소사!’라 말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군사적으로 중요한 특정 인물의 ‘표적 살해’는 암살인가? 피델 카스트를 살해하려는 케네디 행정부의 터무니없는 계획에 대응했던 제럴드 포드 이후 모든 대통령은 암살은 국제법 위반이며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그의 견해를 존중해왔다.
두 번째 질문은 의회가 군사력 사용에 관여하는 것과 관련해 헌법적으로 의무화된 사항은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답은 “거의 없다”이다.
첫 번째 질문을 둘러싼 윤리적 미적분의 답을 구하긴 어렵다. 이란과의 전쟁이 보여주듯 두 질문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기습은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사전에 의원들에게 브리핑을 했다면 최소한의 폭력을 사용해 이란 정권을 제거하려는 의도된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표적 살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을까?
야마모토가 표적 살해된지 채 2년도 되지 않은 1945년 3월 9일, 300여대의 B-29 폭격기가 마리아나 제도를 떠나 도쿄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1,665톤의 소이탄을 투하해 일본 수도의 6분의 1을 파괴하고 8만 명에서 10여만명 사이의 목숨을 앗아갔다. 도쿄마저 불바다로 만드는 전쟁판에서 도덕적 갈등을 겪지 않은 채 야마모토의 암살을 비난하기란 쉽지 않다.
1787년 헌법제정회의는 당초 의회에 ‘전쟁 수행’ 권한을 부여하려 했다. 그러나 결국 이를 ‘선전포고권’으로 대신했다. (의회는 1942년 헝가리,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상대로 마지막으로 선전포고를 했다. 그 이후 수많은 전쟁과 군사개입이 뒤따랐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선전포고를 하지 않았다.)
헌법제정회의가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의회가 휴회와 정회를 반복하는데 비해 대통령은 매일 24시간 내내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또한 의회 회기 중에도 대통령은 유사시 의회보다 더욱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전쟁 수행권이 의회에 있다면 대통령은 권한 부족으로 갑작스런 공격에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었다. 또한 역사적으로 선전포고 없는 기습공격에 의해 전쟁이 시작된 전례가 잦다는 점도 고려됐다.
산업화와 징병제로 군대뿐 아니라 국가 전체가 전쟁을 위해 동원되면서 전투원과 전투에 필요한 농장, 공장, 운송 시스템을 운영하는 민간인 사이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이런 이유로 남북전쟁의 영웅으로 꼽히는 북군의 윌리멈 태쿰세 셔먼 장군은 조지아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진군 당시 초토화작전을 단행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과 미군이 군사시설뿐 아니라 독일과 일본의 민간인 주거지역까지 폭격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였다. 군사적 요소와 비군사적 요소 사이의 구분이 부분적으로 지워진 현대 국가의 다른 측면들로는 조직화된 관료주의, 동원을 위한 선전활동, 그리고 강제로 징병된 과학(예: 맨해턴 프로젝트) 등이 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모든 것을 가능한 한 단순하게 만들되 그보다 더 단순하게 만들지는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헌법을 포함한 법률 분야, 그리고 정의 내리기조차 어려운 전쟁의 영역에서도 우리는 아인슈타인을 본받아야 한다. 다시 말해 구분을 가능한 한 명확하게 하되, 실제보다 더 명확한 것처럼 억지로 꾸며내서는 안된다.
미국에 변호사가 많은 이유는 부분적으로 우리를 통치하는 자들을 다스릴 규칙을 갈망하는 미국인들의 성향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고, 부분적으로는 그 결과이기도 하다. 정부의 재량권을 제한하기 위해 행동을 법제화하는 것은 전쟁 수행에 있어 가장 필요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의회가 주권을 행사한 크고 명확한 사례는 1975년 베트남에서 미국의 참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예산권을 행사한 것 단 하나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열성적인 지자자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신뢰와 공감을 전혀 얻지 못했다. 이들 사이에 그가 쌓아올린 신뢰는 전무하다. 일방적으로 이란과 전쟁을 벌인 그가 의회와 상의해 이란 정책에 관한 지지를 얻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 이처럼 트럼프가 의회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전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반대파들이 대통령의 독주를 막기위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법의 문구와 법의 절차 뿐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더 이상 소용이 없다. 대통령의 재빠른 대응으로 인해 의회가 실질적으로 개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법원 역시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전쟁의 종류는 다양하고, 대통령이 의회를 우회하는 방법 또한 다양하다. 하마스처럼 비국가 세력이 전쟁을 시작하고 수행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대통령은 (1950년 한국전에서처럼) 전쟁을 ‘경찰 활동’으로 정의해 의회가 개입할 여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 수 십년 동안 이 칼럼은 비대해지고 툭하면 법을 무시하는 현대의 대통령 권력을 끊임없이, 일부 독자들에게는 지겨울 정도로, 비판해왔다. 대니얼 웹스터의 말대로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대통령의 권력을 ‘우리 안에 가둬야할 사자’로 여겨야 할 때이다.
하지만 상황과 위협 그리고 대응 능력은 계속 변하고 도덕적, 정치적 요구사항 역시 변하기 마련이다. 기술의 발전을 포함한 현대 환경의 변화는 행정부의 독단적인 행동이 정당하다는 논리에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대통령이 혼자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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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F·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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