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거부해도 막무가내 배달
일부 의료업계 메디케어 허점 악용
노인들 “이러다 범법자 몰릴라” 불안
영양 대용 음료로 사용되는 ‘인슈어’(Ensure·사진)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상 식사가 어려운 노약자들이 이용하는 인슈어가 메디케어 단속의 헛점을 이용한 일부 의료종사자들의 농간으로 남용되고 있으며 노인들이 수령을 거부해도 공급이 중단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비용은 물론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메디케어에서 고스란히 떠 안고 있다.
한인타운 노인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79) 할머니는 보름마다 한 번씩 배달되는 인슈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몸에 좋다고 해서 처음 몇 번 복용했다가 단맛이 너무 강하고 약 냄새까지 나 요즘은 입에 대지도 않는다. 배달될 때마다 그만 가져오라고 말하지만 헛수고였다. 3개월 넘게 인슈어를 받다가 보니 좁은 아파트가 약 박스로 가득 찼다.
김 할머니는 올 여름 노인 데이케어 센터에 다니는 다른 한인 할머니의 부탁에 못 이겨 샌타모니카 소재 타인종 의사를 찾아갔다가 인슈어를 받기 시작했다. 친구 할머니의 성화에 견디다 못한 김 할머니는 다른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밴을 타고 그곳을 갔고, 직원들은 주치의가 있다는 설명에도 일방적으로 각종 검사를 실시했다. 다음달 김 할머니가 받은 메디케어 명세서에는 2,000달러가 넘는 진료비가 청구돼 있었고, 할머니가 받은 인슈어 1박스의 가격도 시중가격의 두 배나 되는 70여 달러였다. 부풀려진 비용은 수혜자인 김 할머니가 저소득층이라 메디케어에서 전액 부담하게 된다.
신문에 자주 보도되는 메디케어 사기에 걸려들었다는 생각에 김 할머니는 자신이 다니는 한인 병원 등 이곳저곳에다 문의했지만 “배달 영수증에 사인을 해 주지 말라”는 대답만 들었을 뿐이다.
인슈어 배달일이 다가오는 요즘 김 할머니는 “이러다가 메디케어 사기범으로 몰려 잡혀가는 것은 아닐까” 불안감까지 든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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