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구씨 부부 망명신청 계기 다시 관심
지난달 4명 입국... 현재 100여명 대기중
“차별받는 한국보다 편하다” 더 늘어날듯
이복구·이순희씨 부부 미 망명신청을 계기로 탈북자들에 대한 한인사회의 관심이 다시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정착했던 탈북자들의 미국행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재미 탈북난민협회(회장 김용)에 따르면 지난 6월에만 함경북도에서 탄광노동자로 일했던 조항남(42)씨와 하영재(32)씨, 이씨 부부 등 4명이 미국에 들어와 새로운 삶을 모색중이다. 현재 북한과 한국을 거쳐 3국에 머물며 미국 등 새로운 정착지를 찾는 탈북자만 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국을 거치지 않고 미국으로 직접 들어와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려는 탈북자도 적지 않아 숫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군 포로 자녀인 조항남씨는 신분 문제로 군 입대도 못한 채 노동자 생활만 하던 중 한국에 입국했으며 이후 미국에 들어오기 위해 멕시코 국경을 통해 밀입국을 기도하다 국경순찰대에 체포돼 제3국으로 추방된 뒤 다시 캐나다 국경을 넘어 왔다. 조씨는 이 과정에서 밀입국 브로커 등에게 1만여달러를 지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복구씨의 경우 지난해 의회 증언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망명을 고려했으나 한국에 남겨둔 부인 때문에 미뤘다가 이번에 부인을 밀입국시킨 직후 이를 실행했다.
관계자들은 올 후반기에만 10여명의 탈북자가 더 미국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들의 미국생활은 만만치 않다. 현재 미국에 체류중인 탈북자는 대략 30여명으로 추산되나 이들 중 절반은 캐나다나 멕시코 등을 통한 밀입국자이고 나머지도 방문비자로 들어와 정상 취업이 쉽지 않다.
신분문제로 수입이 일정치 않아 대부분 탈북자는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이구동성 ‘노’(No)라는 입장이다. 한 탈북자는 “한국에서 생각했던 것과 실제 미국생활은 큰 차이가 있고 어떤 면에서는 살기가 더욱 힘들다”면서도 “그래도 이곳이 차별과 눈치를 받아야 하는 한국보다 오히려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탈북자협회는 탈북자들의 ‘탈 한국’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한국 내 불안정한 대북 자세를 들고 있다. 여기에 한국사회의 차별의식 등이 맞물리면서 가장 강력한 대북 견제 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에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용 회장은 탈북자들의 ‘적응력 부재’ 또는 ‘자립심 부족’ 등의 지적에 대해 “그같은 문제도 있지만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탈북자들이 미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인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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