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6.25 전쟁 이후 남한의 민주(Democratic)·진보(Progressive) 세력들을 꾸준히 지원해 왔고 ▲통일문제 등 북한의 대외 정책을 수립할 때도 이들의 입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왔으며 ▲주한 미군이 소위 ‘평화통일’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판단하고 있는가 하면 ▲통일 후에는 남한 출신 공산주의자를 남한 지역 당대표로 임명하려 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워싱턴D.C. 소재 민간 연구소 ‘학자들을 위한 위드로 윌슨 센터’(Woodrow Wilson Center for Scholars)의 코리아 부서(Korea Initiative)가 구 소련, 중국, 동독,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공산국 비밀해제 문서들을 분석, 최근 발표한 ‘북한에 대한 새로운 증거’(New Evidence on North Korea) 편에서 드러났다.
’한국전 당시 북한과 중국의 마찰 및 해결’, ‘1949∼1989년 북한과 동독’, ‘1953∼1964년 김일성과 소련’, ‘1950∼1953년 한국전에 관한 러시안 문서’ 섹션 등은 남북 관계와 북한의 통일 정책에 대한 내용은 물론 김일성을 포함한 북한 고위 간부들이 남한에서 일고 있는 민주화 운동과 이에 대한 북한의 입장 및 지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된 사례들을 담고있다.
1977년 12월8일∼11일 에릭 호네커 동독 공산당 서기장 일행의 북한 방문 보고서에는 김일성은 복잡한 남한 혁명 진척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고 전재한 뒤 김일성은 2개의 코리아는 물론이고 소련이 남한을, 미국이 북한을 각각 인정하는 소위 미국의 교차승인(Cross Recognition) 방식을 반대하고 박정희가 더욱 배척돼 민주화 투쟁이 계속되도록 남한에 대한 공작을 참을성있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기록돼 있다.
또 1984년 5월30일 북한을 방문한 호네커가 김정일을 만나 가진 대화에는 김일성이 남한 민중의 투쟁이 현재 격렬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남한 민중이 미국인들을 두려워하거나 추종했으나 현재는 이 경향이 쇠퇴하고 있다. 전에는 남한 민중이 민주화를 위해 싸웠으나 민족 자주를 위해 싸우지 않고 요구만 했다.
남한의 젊은이들과 학생들은 현재 이 민족 자주를 위해 활기찬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며 미군이 남한을 점령하고 있는 한 통일이 이뤄지는 확률은 거의 없다. 미국이 남북 통일을 원하지 않고 있음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우리는 평화 공존을 제안하고, 또 제안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남한 사람들의 투쟁을 북돋우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 김일성은 1986년 5월26일 평양을 방문한 동독의 맨프레드 거라크 박사를 면담한 자리에서 남한에서는 이제 학생들만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싸운다. 그들은 아직 남한에서 미국을 몰아내지 못하고 있으나 넓은 전선을 구성하고 남한 민중 의식을 발달시키고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사회주의를 심어나가고 있고 남한 민중은 계속
해서 미국의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국 상황을 설명했다.
북한의 남한 민주·진보세력에 대한 지원은 주 북한 헝가리 대사관이 자국 외교부에 보낸 보고서에도 나타난다. 캐롤리 프라트 헝가리 대사가 1급 비밀로 외교부에 전달한 내용은 (최) 부부상 동지가 남한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고 이같은 상황은 북한에게 새로운 과제를 수행토록 하고 있다. 통일의 가능성이 다가오고 있고 현재 북한의 목
표는 통신과 교통 커넥션을 설립하는 것이다.
남한에서는 현재 여러 정파가 구성되고 있고 이는 전에 비해 발전된 상황으로 진보세력들을 연합시키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남한 움직임은 격렬해지고 점점 계급 투쟁 성격을 띄어가고 있어 북한의 현 과제는 사회주의 심기를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새로운 증거’에는 재일동포들의 북한 귀환 중단 이유, 북한 주재 쿠바 대사 폭행사건, 남한 언론 분석 내용 등 그동안 외부에 일체 공개되지 않은 여러 내용들이 북한과 협력해온 공산국가들의 정부 문서로 기록돼 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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