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북가주 도서출판상을 수상한 수지곽김(오른쪽)씨가 한 팬이 내민 자신의 시집에 사인해주고 있다.
한인 2세 시인 수지 곽 김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2세의 시각으로 분리와 소외의 삶을 사는 현대인의 보편적 정서를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인 수지곽김(Suji Kwok Kim·36)씨가 제23차 ‘북가주 도서출판상’(Northern California Book Awards)을 받았다.
베이지역 도서비평가협회(Bay Area Book Reviewers Association)가 주최, 24일 저녁 샌프란시스코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지곽김씨의 시집 ‘분단국가의 기록’(Notes fromthe Divided Country)이 5명의 후보중 시부문 수상집으로 선정됐다.
루이지애나 대학출판사가 펴낸 이 시집은 2002년 미국 최고 권위의 시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월트 휘트먼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시집으로 김씨는 아시안으로는 드물게 미국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의 대열에 올랐다.
모두 4부로 구성된 이 시집은 김장과 판소리, 화전민 등 한국적 소재들이 등장한다. 특히 김씨는 남북분단이라는 한국적 특수상황을 ‘몸과 마음’ ‘지배와 피지배’ ‘원주민과 이민자’ 등 분리와 소외의 삶을 사는 인류 보편의 정서를 담아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난 김씨가 이처럼 한국의 정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고조 외할아버지가 한글학회의 창설자이기도 했던 한글학자 김윤경씨였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부모의 나라에 대한 감성이 풍부했다.
24일 열린 시상식에서 김씨는 한국전쟁의 참상을 겪은 한국과 9·11 테러를 당한 뉴욕을 같은 평행선상에서 대비시키며 양 국민의 재건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저의 생물학적 뿌리인 동시에 문학적 모국”이라며 시집 제목에도 드러나듯, 비무장지대(DMZ)로 상징되는 모국의 분단 상황에서 시적 영감을 많이 얻는다고 말했다.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월트 휘트먼상의 심사위원인 유세프 코무니아카(Yusef Komunyakaa)는 수지곽김 시의 근간에는 사랑과 슬픔이 도사리고 있다며 시인 내면의 전쟁이 빚어낸 시라고 평가했다.
수지곽씨는 미국 뉴저지에서 곽중모·김선자씨 부부 사이에 태어난 한국인 2세. 예일대 영문과 재학 당시인 1988년부터 1년간 한국어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모국을 방문했고 1998~99년에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재차 서울대학교에서 수학한 바 있다. 김씨는 나를 포함한 한인 2세 문인들이 더 많은 문학 작품을 발표해 한국을 세계에 알리기를 희망한다면서 2-3년후 두 번째 시집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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