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인 산악인들의 수색을 돕기 위해 나온 찰스 고씨의 부인 고정희씨는 남편이 살아있다는 확신을 가진 채 8,000피트 높이의 시에라 클럽 산장까지 아들 아놀드군과 함께 올랐다.
눈 덮인 마운트 볼디 정상을 바라보며 그날 손님들께 떡국을 대접해야 하니까 집에 일찍 가야 한다며 혼자 정상 등정에 나선 남편을 말렸으나 결국은 올려보내고 말았다고 전하는 고씨의 눈가에 촉촉한 이슬이 맺혔다. 하지만 고씨는 환청일 수도 있지만 분명히 (남편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힘주어 말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또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자원봉사 구조대원들과 한인 산악인들에게 거듭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찰스 고씨와 함께 통관회사 메가 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케빈 박(48)씨는 이날 수색작업 경과를 문의하는 지인들의 전화를 받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지난 3일 고씨의 부인으로부터 사고발생 소식을 전해듣고 산으로 달려갔던 박씨는 (고씨는) 일주일에 꼭 한번 등산을 할 정도로 산에 오르기를 좋아했다며 새해에는 사업확장 등 많은 사업계획이 있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박씨가 전하는 고씨는 매사에 맺고 끊음이 분명한 정확한 성격의 소유자. 25년전 효성그룹의 주재원으로 도미한 고씨는 통관업계에 투신,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란 평판을 얻었다.
꼼꼼한 성격의 고씨는 등산 준비도 다른 어떤 사람보다 충실히 했고, 등산 실력도 내노라하는 등산애호가들이 모인 시에라 클럽에서도 선두 주자급 수준이었다고 박씨는 전했다.
박씨는 사고발생 지점 곳곳에는 눈보라를 피할 수 있는 임시대피소가 곳곳에 있다고 들었다며 조만간 구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 등산인들은 지상산악수색이 중단되고 항공수색만이 진행되고 있지만 고씨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아주 희박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특히 추락지점에서 3∼4마일 정도 되는 거리에서 실종된 고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이 발견됐고 등산 경험이 많으며 혹한 속에 1주일동안 조난됐던 사람이 구조된 전례 등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가 있다는 설명이다.
◎…등산 전문인들은 한인들이 고씨 조난 사건을 계기로 산행을 나설 때 지켜야 할 안전사고 예방법에 대해 관심을 보일 것을 촉구했다.
히말라야 등반 경력이 있는 연응모(64)씨는 미국 산은 보기보다는 산세가 험하다며 특히 겨울에는 아무리 낮은 산을 등반하더라도 크램폰, 하이킹 폴, 피켈 등 장비를 반드시 소지하라고 조언했다. 연씨는 또 만약을 고려해 구조대에 조난 당한 위치를 자동으로 알리는 무선장비를 가지고 산에 오르라고 강조했다.
다른 등산 전문인들은 공원 주차장에 세운 자신의 차량에 산행을 떠나는 날짜와 시간을 알리는 쪽지를 남기거나 등산로 입구 방명록에 이름을 반드시 기록하고, 셀폰 등 통신장비를 휴대해 조난 때 외부와 연락할 수 있도록 하면서 길을 잃었을 때는 당황치 않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한 장소에 머물도록 조언했다. 항상 충분한 양의 물을 휴대하는 것도 필수.
<김경원·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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