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주도권 놓고 행장-주주 법정싸움
미래은행 내분이 법정으로 비화됐다.
이 은행 백은학 행장은 지난 16일 이 은행 설립을 주도했던 주주 유동렬씨를 상대로 ‘은행 및 은행장 접근 금지 가처분 신청’(TRO)을 법원에 제출했다가 기각당하는 한인은행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유동렬씨는 내년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프락시(Proxy·대리투표 위임장) 확보에 나서고 이에대해 백 행장은 유동렬씨를 비난하는 자료를 주주들에게 배포, 유씨의 프락시 확보를 방해하는 등 감정싸움으로 나가고 있다.
백 행장은 지난 16일 유동렬씨를 상대로 ▲행장의 사무실과 집에 접근하지 말 것 ▲주주총회를 제외하고 100야드 이내에 접근하지 말 것 ▲접촉, 괴롭힘, 공격, 전화, 메시지 발송을 금지할 것 ▲은행장으로서의 업무수행에 방해하는 행위를 하지 말 것 등을 내용으로 한 TRO를 신청했다. 미래은행은 그동안 이사회 장악을 통해 은행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유동렬씨의 행동을 놓고 경영진과 일부 이사, 이사회 내분 등 갈등을 빚어왔었다.
그러나 법원은 긴급한 사안이 아니라며 백 행장의 TRO 신청을 일단 기각하고 유씨에게 2004년 1월2일 오후 4시까지 85호 법정에 원고의 주장에 대한 해명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한편 2004년 1월8일부터 심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1윌15일 아침 9시30분에 TRO수락 여부를 판결할 예정이다.
백 행장은 또 주주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그동안의 미래은행 사태를 설명하고 “유동렬씨가 미래은행을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하는데 주요 역할을 했으며 강압적이고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주총 관련 프락시를 모집하고 다녔다”고 비난했다.
이에대해 유동렬씨는 “소액주주의 이익을 대변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총에 대비했다”며 “ 결코 강압적이고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프락시를 모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전체 주식 160만주중 23.9%에 해당하는 38만3,000주의 프락시(Proxy·대리투표 위임장)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 은행 이청광 이사장은 “행장이 이사회를 소집했다고 하지만 이사장도 모르는 상황에서 유씨에 대한 TRO 신청이 제기됐다”며 “일단 대화를 통해서 사태를 진화하려는 노력을 했어야했다”고 백 행장의 TRO신청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이사장은 또 “행장이 본연의 경영에 전념하지 않고 주총에 대비한 프락시 확보에 나서고 특정 이사와 관계를 맺는 등 일부 부적절한 행동이 있다”고 지적했다.
백은학 행장은 “현재 13명의 이사진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것이 은행의 기본방침”이라며 “주총의 표결은 주주 당사자가 행사해야하는데 유씨는 프락시를 모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은행경영을 좌지우지하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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