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成人)이 된다는 것은 선거권을 갖고, 자동차 운전면허를 탈 수 있다는 외형적인 것보다 의존에서 자립으로, 아집에서 배려로, 무책임에서 책임으로 전환하는 정신적인 내실(內實)에 있다.
이 내실 없이는 스무살 아닌 서른 살이 넘어도 철이 덜 났다는 ‘철부지’(철不知) 소리를 듣게된다.
위 내실의 조건 중에서도 의존을 버리고 자립정신을 갖는다는 것은 성인이 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이 자립정신은 의존과 아집과 무책임 등의 알맹이 없는 쭉정이를 제거하는 살충제인 때문이다.
자녀에 대해 자립정신을 갖게 하는데 혹독하리 만큼 준엄한 나라는 영국이다.
빅토리아 여왕의 손자가 유럽 여행 중에 돈이 떨어져 할머니에게 돈 보내 달라고 편지를 보냈다. 그러자 여왕은 "걸어서 오라"는 답장을 보냈다. 자립정신을 키우기 위한 준엄한 교훈인 것이다.
그리고 20세기 초 베이든 포엘 경은 영국 소년들의 정신무장을 위해 첫째 몸을 튼튼하게(physically strong), 둘째 정신력을 활발하게(mentally awake), 셋째 도덕심을 바르게(morally straight) 이 세 강령을 내걸고 고된 배낭 훈련을 강행하였다. 이것이 이른바 "보이스카우트"의 기원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6세기 말 신라 진평왕이래 세속오계(世俗五戒)라는 무사도(武士道) 정신하에 젊은이들이 험한 산야를 넘나들며 자립정신을 키웠다. 이 무리를 화랑도(花郞徒)라고 한다.
그리고 전해 내려오는 양육훈(養育訓)에 "자식이 귀여우면 안방에서 사랑방으로 쫓아내고, 그 자식이 크면 먼 곳으로 타향 사리를 시키라."는 말이 있었다. 실제로 사내 아이 일곱 살이 되면 할아버지와 사랑방에서 자게 하고, 엄마를 어머니라고 부르게 하고, 더 크면 어머님이라고 부르게 하였다.
자립정신을 갖게 하자면 과잉보호를 과감하게 포기하여야 한다. 사사건건 부모의 치마폭에서 과잉보호를 받고 자란 자녀들의 결과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첫째 :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게 되고,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존재가 된다.
둘째 : 아무 목표 없는 삶, 난 틀렸다는 넋두리, 사사건건 늘어놓는 변명, 좁게 생각하고 좁게 행동하는 괴벽, 소극적인 행동과 손쉬운 포기를 유발한다.
셋째 : 한번 실패하면 이젠 끝장이라고 자포자기하는 쓸모 없는 존재가 된다.
문제는 자녀에게 무엇이 가치 있는 생각이고 무엇이 보람있는 행동인지를 가정에서 가르치지 못한 때문일 수도 있다. 지혜의 구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꿰어야 할 튼튼한 줄이 없다는 얘기다.
최근 성인이 된 20대 전후의 젊은 세대의 의식구조를 조사한 결과 자신을 왕자나 공주같이 무조건 감싸주는 부모보다 인생 선배로서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인생 선배형」을 최고의 이상적인 부모형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본보 뉴스 칼럼에 “남들은 아들 군대 안 보내기 위해 이민을 온다는데, 미국에서 자란 아이를 왜 굳이 군대에 보냈을까" 후회가 막심하다는 어느 부모의 말이다.
그런데 어떤 부모는 “경찰이 되어 한인사회에 봉사하겠다고 고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군대에 입대, 매운 라면이 먹고 싶다고 해서 한 박스 보냈는데 받지도 못한 체 현재 이라크전선에 가 있어요. 난생 처음으로 큰 시련을 겪는다고 생각하고 전쟁이 하루 속히 끝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부모들이 어렵게 벌어 온 돈으로 편하게 대학에 다니기 보다 군대에 다녀오면 학비도 마련할 수 있고, 자립을 빨리 할 수 있어 입대하겠다고 늘 얘기했다는 것이다.
부모가 등 떠밀어 아들을 군대 보낸 것은 아니지만 양쪽 부모의 견해 차이가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아들을 전쟁터로 보낸 부모의 마음 헤아릴 길 없지만 우리 다 같이 한·미 출정 군인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그 상징인 옐로 리본 달기 캠페인에 동참하여 다시 한번 한인사회를 미국사회에 보여주었으면 한다.
어차피 시민권자이건 영주권자이건 유사시 병역 의무를 위해 18세-25세가 되는 남성은 미국법에 따라 ‘Selective Service’에 등록해야 하며 만약 이 시기를 놓쳤을 경우 자신의 26세 생일 전까지 등록을 해야 한다.
26세 이후에는 등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장학금 신청, 국가공무원 채용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자세한 것은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sss.gov)를 참고하면 된다. 의무 조항이기에 참고로 병기해 본 것이다.
/ikhchang@aol.com
멤피스 한인사 편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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