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프레지던트데이 연휴동안 워싱턴DC와 루레이 동굴,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연결하는 2박3일간의 여행을 다녀왔다.
새벽에 플러싱 출발지점에서 만난 여행가이드는 예약손님이 많지 않아 밴으로 이동한다고 했다. 대형버스가 아니어도 상관은 없었지만 이때부터 2박3일 동안 불안과 불쾌감에 시달려야 했다.
올라탄 차량은 가족용으로 널리 쓰이는 컨버젼 밴을 14인승으로 개조한 것으로 목 받침조차 없었다. 안전벨트도 승객의 목을 조일 정도로 부적절한 위치에 달려있었을 뿐 아니라 작동되는 좌석조차 없었다. 여행일정의 절반을 차 속에서 보내야 했던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이는 엄청난 불편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우기 3일 내내 폭설 속을 달려야 했던 차량치고는 안전대책이 무방비 상태에 가까웠다.
게다가 한국에서 관광 온 젊은 여대생과 비슷한 또래의 가이드는 자신의 본분을 잊고 계속 희희낙락하는데 정신이 팔려 일행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폭설 속 도로를 한 손으로 운전하며 아가씨와 장난치던 가이드는 결국 사고를 치고 말았다. 비자문제로 캐나다 국경을 넘지 못해 혼자 미국 쪽에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하고 호텔에서 기다리던 고객을 남겨둔 채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고 말았던 것. 일행이 계속 주의를 줬건만… 아깝게 톨비 50센트만 날렸다고 투덜대는 가이드를 보다못해 `가이드의 직무유기’였음을 지적했다.
즐겁게 스트레스 풀자고 빠듯한 시간 쪼개어 힘들게 떠난 여행인데 이렇게 불안과 공포, 짜증과 불쾌감 속에서 지냈어야 했던 것인지... 폭설로 구경조차 못한 루레이 동굴 관광비용은 여행사에서 환불해주려는 마음은 정말이지 전혀 없는 것인지...
누가 정한 기준인지 몰라도 첫날 저녁 하루 10달러씩, 일인당 총 30달러의 봉사료를 반강제적으로 미리 챙겨들고도 직무유기를 일삼은 여행가이드의 서비스는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한인 여행업계는 요즘 불황이라고들 말한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내가 여행중 느꼈던 불쾌함도 한인 여행업계가 겪고 있는 불황의 요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정은 <특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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