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미주한인 중 본국과 가장 가까이 살고 있는 하와이 한인들의 월드컵의 월드컵 열기는 그 어느지역 못지않게 뜨겁다. 역사상 하와이 한인들을 이처럼 하나로 응집시키며 한마음 한뜻으로 하나의 목표가 이루어지기를 부르짖던 때가 있었을까? 하와이 한인들은 월드컵을 통해 말 그대로 한민족 하나가 됐다.이번 월드컵을 거치며 나타나고 있는 한인사회 각 부분의 모습을 간추려본다.
업소들, 이익 보단 단체 응원에 더 큰 기쁨
○… 하와이 한인 경영 카페나 술집의 업주들은 월드컵 특수를 노려 짭짭한 매상을 올리기보다는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즐거운 마음으로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할 수가 있겠어요?"라며 가게 이익보다는 공동응원장소로 더 큰 기쁨에 만족하고 있다. 실제로 월드컵 기간 중 매상은 올랐으나 이익은 오히려 줄었다는 한 카페업주는 "한국축구팀의 성적이 좋아 그 만큼 나가는 공짜 서비스가 많아져 수익은 줄었지만 많은 한인들이 찾아와 함께 응원하는 모습에 절로 흥이 난다"고 전했다.
한인젊은이들 함께 응원할 장소 찾는등 분주
○…축구를 좋아하고 열렬한 팬들인 하와이 한인젊은이들은 서로 함께 응원 할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등 이번 월드컵 기간 중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학생들도 서머스쿨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노트까지 들고 나와 새벽 늦게까지 경기를 시청하는 등 청소년들은 하나가 되어 흥분과 열광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는 것. 유학생들도 비록 본국에 나가 월드컵 경기를 직접 관람하거나 시청이나 광화문에서 열띤 응원전을 벌일 수 없어 아쉽지만 학교 기숙사나 카페에서 삼삼오오 모여 생방송으로 한국경기를 시청하며 힘찬 응원으로 대신했다고.
한인 이웃끼리 서로 돈독해져
○… 옆집에 살면서도 서로 모르고 지내던 김모씨와 한모씨는 한국과 폴란드 경기가 있던 날 새벽에 옆집에서 들려오는 함성소리에 놀랐다. 알고 보니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 그 다음 경기전에는 아예 두 집이 함께 모여 목이 터져라 응원하면서 형 아우하며 친하게 됐다고.
가정의 화목과 단합에도 좋은 계기
○…월드컵 기간동안 남편들은 일찍 퇴근해 TV앞에 아들과 나란히 앉아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평소에 아들은 아들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바쁜 탓에 대화할 시간도 없었는데 월드컵이 열리는 동안 온 가족이 함께 모여 한마음으로 소리 높여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했다"는 주부 박미진씨는 월드컵이 빨리 끝나지 않기를 마음 한구석으로 바랬다 한다.
한인 2,3세들에게는 고국에 대한 강한 자긍심
○…하와이에서 태어난 토마스 김(19)은 "코리아 하면 매번 좋지 않은 뉴스로 다른 하와이 친구들에게 부끄러웠던 적이 많았는데 이번 ‘2002 월드컵’을 통해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축구팀이 포르투갈을 이겨 미국이 16강에 오르자 미국 친구들이 학교에서 "땡쓰, 토마스 그리고 코리언"이라고 해 어깨가 으쓱 했다고 귀뜸 했다.
또 아들 둘을 둔 최은주씨는 그렇게 한국에 대해 가르치려 해도 잘 따라주지 않던 아이들이 TV에서 수십만명의 한인들이 붉은 옷을 입고 열띤 응원전을 벌이며 태극기를 휘날리는 걸 보면서 스스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인터넷으로 한국 웹사이트를 찾아 방문하는 등 한국어와 문화에도 눈을 돌리게 됐다고 한다.
<김현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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