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로 순직한 동료 소방관들을 추모하기 위해 자전거로 미국횡단에 나섰던 다섯 명의 뉴욕시 소방관들이 마침내 지난 주말 패사디나에 도착했다.
46세의 댄 로원이 이끈 이 크로스컨트리팀은 테러현장 뉴욕 세계무역센터의 폐허를 출발, 2,900마일의 거리를 35일에 주파했다.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던 로원은 숨진 동료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먼 거리를 마다 않고 달려와 작업에 동참한 서부지역 동료 소방관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미국 횡단을 결심했다.
로원의 크로스컨트리는 뉴욕시 소방국 소속 제33 소방차대와 제9 사다리대 소방관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처음 비롯됐다.
제33 소방차대와 제9 사다리대는 뉴욕 맨해턴 보워리 지역 그레이트 존스스트릿에 함께 자리잡고 있는 소방서로 테러범들이 납치한 여객기가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한 직후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했다. 그래서 희생도 가장 컸다.
이 소방서에서만 10명의 소방관들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는 정치인들이 아니다. 영화배우나 록스타는 더욱 아니다. 우리는 그저 평범한 소방대원들이다"
로원은 패사디나 웨스트데이턴 스트릿에 있는 소방서 건물 앞에 모인 약 250여명의 환영객들을 향해 쉰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로원을 비롯한 살바도르 프린시오타, 드루 로브, 제라드 돌란, 매트 호넝 등 다섯 명의 사이클리스트와 지원 트럭을 운전한 랄프 페리첼리는 평범한 소방대원들이었지만 이들이 만든 반향은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캐넌데일은 경주용 자전거를 기부했다. 이 자전거는 성조기의 색깔처럼 빨강, 하양, 파랑으로 칠해졌고 몸체에는 "9/11/01"라는 테러일시가 새겨졌다. 패사디나에 있는 디스크 마케팅이라는 광고회사는 크로스컨트리의 홍보를 맡았다.
웹페이지도 만들어졌다. 모터 홈과 픽업트럭이 이들을 지원하며 19개 주를 함께 횡단했다. 가는 곳마다 동료 소방관들이 반갑게 맞았다.
당초 기금모금은 계획하지도 않았지만 온정이 쏟아졌다. 이렇게 해서 모인 수천달러의 정성은 순직한 소방관 가족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크로스컨트리가 끝나는 것이 아쉬웠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했고 수많은 사람들은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다"
크로스컨트리에 참가한 다섯 명의 소방관 가운데 3종 경기에 참가한 적이 있는 로원만이 유일하게 사이클링 경험이 있었다.
뉴멕시코주에서 폭설을 피하기 위해 먼길을 돌아오면서 하루 100마일 이상을 강행군한 날도 여럿 있었다. 텍사스주에서는 강풍을 만나기도 했다.
피닉스와 블라이스 구간에서 마땅한 묵을 곳을 못 찾아 고민하고 있을 때는 레이크 하바수 소방국에서 구원을 나왔다. 이들은 여섯 대의 RV를 서부시대의 포장마차처럼 원을 그리며 세워놓고 모닥불을 지펴주었다.
한 달 넘는 크로스컨트리 기간에서 가장 가슴아팠던 것은 수년 전 폭탄테러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오클라호마시티 머러 연방청사 추모지를 방문했을 때였다고 로브는 말했다.
"크로스컨트리를 하는 동안 수천명이 우리들을 도와주었다. 거의 3,000마일을 자전거로 달렸지만 별로 힘들지 않았다"
로브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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