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LA한인타운 밤거리가 청소년들로 흥청대고 있다. LA경찰국(LAPD)은 밤 시간 청소년들이 마약밀매, 강도, 폭행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빈발할 것으로 보고 밤 10시 이후 거리를 나다니는 미성년자들에 대한 일제단속에 착수했다. 본보는 탈선청소년 일제단속이 본격 시작된 지난 주말 램파트경찰서의 협조를 얻어 청소년 통금단속 현장을 취재했다.
타운 전체가 송년파티로 흥청대던 지난 7일. 밤 10시가 지나자 ‘젊음의 거리’ 6가에는 어김없이 한인청소년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제멋대로 멋을 낸 머리에 힙합 바지를 입은 이들은 적게는 5명, 많게는 10명∼20명씩 떼를 지어 다니며 하룻밤 재미거리를 찾아헤매는 표정들이다. 연말이라고 부모 차를 끌고 나왔는지 웬만한 월급쟁이는 엄두내기도 힘든 고급 차들로 주차장은 이미 꽉 차있다.
같은 시각 윌셔 블러버드의 한 나이트클럽 앞에는 클럽으로 들어가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젊은이들과 주차할 곳을 찾는 고급차들이 주위를 배회하고 이었다. 밤 11시가 넘자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청소년들이 부쩍 늘어났다. 대부분 20대 초반으로 보였지만 개중에는 기껏해야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미성년자들도 눈에 띄었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한 청소년을 보다 못한 순찰경관이 차를 세웠다. 순찰경관도 단속대상이 너무 많아 일일이 잡아들일 수 없어 문제의 소지가 있을 경우에는 일단 잡아 경고조치부터 하고 본다. "최근에는 흉기나 마약류를 소지한 청소년들이 많아 불신검문을 할 때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게 순찰경관들의 말이다.
밤 11시15분께 ‘버몬트 애비뉴와 11가 인근에서 4명의 청소년들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는 무전이 들어왔다. 곧이어 현장으로 도착해 보니 10대 중반의 학생 4명이 조사를 받고 있었다. 앳된 얼굴의 이들은 순찰경관의 불신검문이 낯설지 않다는 표정으로 여러 가지 질문에 태연스럽게 대답했다. 경관들은 이들이 미성년자임이 판명되자 순찰차에 태워 경찰서로 연행했다.
램파트 경찰서 닐 앨다나 사전트는 "18세 미만 청소년들이 어른의 동행 없이 밤 10시 이후 공공장소에 출입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매일 밤 수많은 청소년들이 거리를 배회하거나 당구장, 노래방, PC방 등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연말을 앞두고 범죄증가가 우려되고 있는 만큼 통금 위반자에 대해 강력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린 청소년들을 경찰서로 끌고 가 조사하는 것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이 되레 불평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어린 청소년들이 밤거리에서 범죄피해를 입는다면 후회해도 늦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A시조례에 따르면 18세 미만 청소년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일출 때까지 길거리나 카페, 당구장, 노래방, PC방 등에 보호자 없이 드나들 수 없다. 만일 통금법 위반으로 적발되면 경찰서로 연행돼 부모나 보호자에게 인계되며 추후 법원에 출두, 벌금이나 사회봉사형을 받게 된다.
ed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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