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8시간 밖에 안 남았다. 이 데드라인을 지키지 않을 때 지옥이 펼쳐질 것이다.’ 4월 4일, 미국의 ‘장대한 분노작전(Operation Epic Fury)’이 전개된 지 5주째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있는 이란을 향해 던진 경고다.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겠다’고 위협한 뒤 불과 사흘 만에 트럼프는 또 다시 최후통첩을 날린 것이다.
트럼프의 이 같은 초강경자세와 맞물려, 아랍의 언론들은 이란전쟁과 관련, 종전과 사뭇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워 온 더 록스(War on the Rocks)의 보도다.
레짐 체인지란 단어는 아예 금기어로 여기다 시피 했었다. 그랬던 아랍 언론들이 ‘이란 회교공화국체제 붕괴 이후’의 정치 지도를 저마다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것.
이란의 패배는 아예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그 이후의 사태진전에 주목하고 있는 것. ‘이란은 쿠바와 같은 처지에 몰릴 것이다. 아니, 내전상황의 시리아와 흡사한 사태에 직면할 것이다, 그보다는 북한과 비슷한 극도의 폐쇄체제로 전이될 것이다’ 등등의 논란과 함께.
그러면 실패국가 쿠바, 시리아 등과 비교될 정도로 이란은 치명적 패배 직전의 상황에 몰려 있는 것인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결과 호메이니에서 하메네이로, 또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통치로 이어지면서 제 3 이슬람공화국이 태어났다. 남미 군사독재 형태의, 더 위험한 체제로 변신하면서.’ 의회 전문지 더 힐의 지적이다.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해 주요 지도자들이 잇달아 제거됐다. 그 정황에서 IRGC는 알리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 모즈타바를 꼭두각시로 내세우고 무력으로 권력을 찬탈했다. 그리고는 개혁보다는 군사화를 통한 강경일변도의 노선을 택하고 있다.
이 제 3 이슬람 공화국 체제는 그러면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
‘미국의 장대한 분노작전(Operation Epic Fury)이 전개되기 전에 이란회교공화의 와해는 이미 시작됐다.’ 뉴욕 포스트지의 분석이다.
2024년이었나. 이스라엘의 페이저 공격으로 헤즈볼라가 궤멸되다 시피 했던 게. 그리고 다음해 ‘12일 전쟁’에서 공중방어망이 초토화되면서 이란은 지역장악력을 상실했다. 거기에다가 경제도 미국의 경제제재 여파로 거덜 나다 시피 했다.
이 와중에 이란 당국은 국민 탄압의 첨병역할을 도맡아 하는 IRGC만 살찌우는 증세정책을 발표, 대대적 시위를 촉발시켰다. 그 연장에서 발생한 것이 지난 1월 8일, 9일의 대학살사태다. 시위군중을 향해 IRGC는 무차별 발포, 최소 3만5000여명의 희생자를 낸 것이다.
이어 전개된 것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다. 이와 함께 이란 신정(神政)체제의 와해는 가속화됐다. 공습은 그러나 바로 정권붕괴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보다는 두 가지 위기를 회복불능 상태로 악화시켰다.
하나는 제 3 이슬람 공화국의 정통성 위기다. IRGC는 사실상 쿠데타를 통해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최고지도자로 옹립했다. 회교신정체제는 권력의 세습화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그 자체가 편법이고 위법이다.
두 번째 위기는 날로 심화되고 있는 지역적 고립사태다. 이스라엘, 미국의 공격에 항전을 부르짖으면서 이란이 내심 기대한 것은 ‘아랍의 거리가 반미, 반 이스라엘 외침으로 들끓는 것’이었다. 그러나 반대 현상이 일고 있다. 아랍 국가들은 오히려 미국과 협력을 강화, 이란의 위협 대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안팎으로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다급해진 IRGC는 호르무즈만 봉쇄 작전을 통해 반격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전혀 동요의 빛을 보이지 않고 있다. 테헤란이 테러국가 노릇을 하는 한 시도 때도 없이 공습을 가할 것이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흘리고 있다.
‘가장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전선은 제 3전선이다. 이란 국민이 바로 그 전선이다.’ 계속 되는 지적이다.
‘그 이란 국민은 공습 중에는 집에 머물라는 트럼프의 권유에도 불구, 정권이 패배의 징후를 보이기만하면 바로 거리로 뛰쳐나올 것이다.’ 이어지는 전망이다.
트럼프의 경고대로 지옥을 방불케 하는 미국의 공격이 계속된다. 지휘통제부는 날라 갔고 미사일재고는 바닥났다. IRGC 그런데도 불세례를 견뎌냈다. 그래서 반격에 나선다. 그러나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과거의 IRGC가 더 이상 아닌 것이다.
그 정황에서 이루어져 하는 것은 뭘까. 지상군의 진주다. ‘그 지상군은 그러나 반드시 미군병력일 필요가 없다. 이란 국민이 대신 할 수 있다.’ 예히엘 라이터 워싱턴주재 이스라엘대사의 말이다.
‘회교공화국이 무너진다면 이란 국민의 압박에 의해서다.’ 포린 어페어스의 지적으로 여러 정황으로 보아 ‘이란의 국민 혁명’ 타이밍은 점차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것이 뒤따르는 설명이다. 이란 국민의 전반적으로 높은 교육수준, 디아스포라 해외 이란인들과의 깊은 연대, 그리고 그 어느 세대보다 자유를 갈망하는 젊은 세대. 이런 것들은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거다.
그 때는 언제가 될까. 아마도 수주 후, 미국의 또 한 차례 불세례 후의 어느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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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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