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그세스 국방장관에서 美 유럽사령부로 승인권 도로 이관
▶ 우크라군, 英 제공 스톰섀도 미사일로 러시아 군수공장 공습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군이 서방 국가들로부터 받은 일부 장거리미사일에 대한 사용 제한을 해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WSJ은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 영토 내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 러시아 측을 압박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폭발물과 로켓 연료를 생산하는 러시아 브리얀스크 소재 군수공장을 영국이 제공한 스톰섀도 순항미사일로 21일 공습해 "성공적으로 명중"시켰다고 소셜 미디어로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스톰섀도를 제공한 나라는 영국이지만, 공격 목표 설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스톰섀도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별도 발표 없이 시행된 이번 제한해제 조치는 미국이 승인 권한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얼렉시스 그링커위치 미군 유럽사령관 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연합군 유럽 최고사령관으로 도로 이관하면서 내려졌다.
승인권이 이관된 시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압박을 강화하려고 시도하던 10월 초 안팎으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사거리가 1천500㎞가 넘어 모스크바까지도 타격이 가능한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공해달라는 우크라이나 측 요청을 검토중이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후 1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났을 때 토마호크 제공 요청을 거부했다.
토마호크를 지원해달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해버린 탓에 서방 측이 러시아 측과 협상할 때 레버리지가 제한되고 있다는 게 분석가들의 견해라고 WSJ은 전했다.
국방부와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WSJ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백악관의 한 공보담당자는 입장문에서 "이 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이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전쟁이며, 이 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인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나토 동맹국들이 미국산 무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역사적인 합의를 협상했다"고 말했다.
이 WSJ 기사가 나간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차린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깊숙한 곳까지 장거리 미사일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이 승인했다는 것은 가짜 뉴스다! 미국은 그 미사일들이 어디에서 왔든, 우크라이나가 그 미사일들로 무엇을 하든, 그 미사일들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개발한 공대지 미사일인 스톰섀도(프랑스명 스칼프)의 사거리는 약 250㎞로, 미국산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CMS)의 300㎞와 비슷하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이 스톰섀도나 에이태큼스로 국경에서 가까운 러시아 영토 내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모스크바 등 우크라이나에서 먼 곳을 미사일로 공격하려면 토마호크 등 사거리가 훨씬 더 긴 미사일이 필요하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말기에 우크라이나군의 스톰섀도와 에이태큼스 사용이 승인됐으나, 트럼프 2기 출범 후 올해 봄에 새로운 승인 절차가 마련돼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최종 승인권을 갖게 된 후부터는 사용 승인이 난 적이 없었다.
나토 공보실 직원인 마틴 오도널 대령은 "우크라이나는 크렘린의 무의미한 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의 적법한 군사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사거리가 240∼450㎞에 이르는 장거리공격미사일(ERAM) 3천350기를 방위산업체들이 우크라이나에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우크라이나의 에이태큼스 재고는 조금 남아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에이태큼스를 추가로 지원할지 여부나 미국 유럽사령부가 우크라이나의 에이태큼스 사용을 승인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유럽 지도자들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 공동성명을 내고 푸틴이 평화를 원할 때까지 "러시아 경제와 방위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2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에 러시아가 진지하게 임하고 있지 않음에 따라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추가 제재 대상은 '로스네프트 오일 컴퍼니', '루코일' 등 러시아의 대형 석유기업 두 곳과 그 자회사들이다.
재무부는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크렘린(러시아 정부)이 전쟁 자금을 조달하고 약화된 경제를 지탱하는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제재 부과 목적을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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