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델료만 1년 10억, 광고계 ‘블루칩’ 부상 ‘자신감·인간미’ 이미지 한몫
▶ 지나친 겹치기 출연은 장기적으론 효과 감소 시각도

세계적인 축구선수로 발돋움한 손흥민이 10여개 CF 모델로 나서며 광고계도 평정할 기세다.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왼쪽)와 CJ제일제당‘비비고 국물요리’ 모델로 나선 손흥민. [아디다스·CJ 제일제당 제공]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영혼 없이’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한 번은 꼭 마주치게 되는 인물이 있다. 어둠을 뚫고 그라운드로 뛰어 가거나(안티푸라민), 8시간의 시차와 8,900㎞의 거리를 뛰어넘어 영국에서 한국에 있는초등학생에게 원격으로 축구를 가르쳐주고(SK텔레콤), 때로는 어설픈 댄스(슈퍼콘)를 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조만간 즉석 삼계탕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뜨거운 라면을 후후 불어 먹는 모습도 만날 수 있다.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축구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27 ·토트넘)이 주인공이다. 면도기(질레트), 시계(태그호이어), 통신사(SK텔레콤), 금융(하나은행), 소염진통제(안티푸라민), 샴푸(TS샴푸), 아이스크림(슈퍼콘), 모바일게임(영웅신검), 삼계탕(비비고), 라면(신라면)$. 업종과 상품도 다양하다. 2008년부터 후원받고 있는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까지 합치면 손흥민이 광고 모델인 제품은 무려 12개나 된다.
광고계에 따르면 손흥민의 모델료는 업계 최고 대우인 6개월에 6억원, 1년 1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케이블TV 6부작 다큐멘터리 회당 출연료 역시 1억원으로 전해졌다. 토트넘에서 728만파운드(약 106억원)의 연봉을 받는 그는 광고료 등으로만 8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톱클래스 실력+좋은 이미지
손흥민의 가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에서 나온다. 그는올시즌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20골을 터뜨렸고 한국 선수로는 박지성(38·은퇴)에이어 8년만에 ‘꿈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출전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린 지난 2일 오전 4시쯤엔 편의점 매출이 껑충 뛰었고, 챔피언스리그 사상 역대 최고 시청률(5.34%·전국 가구 AGB 닐슨 기준)이 나올 정도였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올해 1~5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손흥민과 관련한 버즈량(언급 횟수)은 30만건 이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배 증가했다.
좋은 이미지도 그의 몸값을 치솟게 했다. 손흥민의 별명은 ‘스마일 보이’다. 그러나막상 경기가 시작하면 무섭게 골에 집착하고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눈물을 쏟을 정도로 승부욕이 강하다.‘ 겸손이 미덕’이었던 기존 한국 선수들의 모습과 180도 다르다. 그러면서도 경기가 끝나면 패자를 안아 주고 다독이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손흥민과 지난해 5월 광고 계약을 한 하나은행 관계자는 “승패에 웃고 우는 스포츠 선수를 모델로 기용하는 건 위험도가 크지만 경기가 끝난 후 동료와 상대를 늘 챙기는 인간적인 모습이 기업 이미지와 잘 맞았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손흥민과 계약을 1년 연장했다. 제일기획 캐스팅 디렉터 조승현 프로는 “축구장에서 보여 주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경기장 밖 일상의 인간적이면서도 귀여운 이미지가 시너지를 발휘해 식음료, 통신, 제약,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델로 인기가 높다”고 분석했다.
작년 러시아월드컵 직후 손흥민을 등장시킨 하나은행 광고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한 달 만에 조회수 1,000만을 돌파했다. 이 업계에서 기록적인 수치라고 한다. 경쟁 제품인 월드콘(롯데), 부라보콘(해태)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졌던 빙그레 슈퍼콘은 손흥민을 모델로 쓴 4월 이후 두 달간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3% 늘었다.
■지나친 겹치기 출연은독될수도
다만 지나친 겹치기 출연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TV만 틀면 비슷한 이미지가 반복되는 탓에 장기적으로 광고 효과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황장선 중앙대 광고홍보학 교수는“배우 김혜자씨는 다시다 광고 모델로 30년 가까이 활동해‘김혜자’하면‘다시다’가 떠오르는 반면, 손흥민은 12개 광고 중 1~2개만 떠오를 것”이라며 “손흥민의 인지도에만 의존해 광고를 제작할 경우 단기간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될 순 있겠지만, 독특하고 뿌리 깊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톱스타에 대한 의존도가 유독 높은 국내 광고 시장에서 일부 슈퍼스타들이 광고를 싹쓸이하는 행태를 손흥민도 그대로 답습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이미지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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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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