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생각’에 대한 생각을 본격적으로 제기한 사람은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로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확실한 것은 생각을 하는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라는 명제를 세워 근대 서양철학의 토대가 되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보통 하루에 6만여 가지 생각을 한다. 우리가 흔히 “오만가지 잡생각을 다 한다”고 하는데, 하루에 드는 생각 중 5만개는 잡생각이고 나머지 만개만 쓸모 있는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인간들은 주변의 사물과 자연현상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오늘날의 과학, 철학, 문학, 예술, 종교, 사상 등을 포함하는 거대한 인류문명을 탄생시켰다.
그런데,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차츰 생각이 굳어져서 하나의 ‘고정관념’을 형성하게 되고,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볼 때 이를 통해 사고를 하게 되기 쉽다.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집과 편견이 생기면서 자기생각이 항상 옳다는 착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사람들 사이의 다툼이나 분쟁은‘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류역사상 큰 전쟁들도 따지고 보면 대부분이 이‘생각의 차이’를 잘 다스리지 못해서 일어난 것들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여러 쟁점들 중 대부분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견해의 차이 또는 믿음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라는 점이다. 따라서 내가 맞고 너는 틀렸다고 할 문제가 아니라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라고 하면 그만인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데 무척 서툴다. 대부분이 자기생각이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상대방의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기는 고사하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도 못한다. 이런 현상은 요즘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요즘 사람들은 예전에 비해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들을 인터넷을 통해서 얻을 뿐 아니라 사람들과의 소통은 물론 쇼핑, 오락 등 거의 모든 행위를 컴퓨터와 기계에 의존하는 생활에 익숙해지다 보니 가만히 혼자 앉아서 생각할 시간을 잃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누구나 가끔씩 멍청히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상념에 사로잡히곤 할 때가 있었지만, 요즘 사람들은 그런 시간에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뒤적이며 멍청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보니 남들이 뱉어놓은 얄팍하고 단편적인 생각들을 여기저기서 주워 모아 머릿속에 담으면서 그게 자기 생각인 양 착각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스스로 생각하는 일이 줄어들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해도 의미없는 대화가 될 때가 많다. 자기의견이랍시고 하는 말들의 대부분이 인터넷에서 이미 봤던 댓글들을 기계적으로 옮긴 것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애초에 자기 스스로 생각한 것이 아니므로 상대가 다른 얘기를 하면 거기에 제대로 반응할 수가 없어 대화가 겉돌기 일쑤이다.
생각도 머물러 있으면 굳어 버리고, 녹이 슬게 마련이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부지런히 생각의 유연성을 기르는 스트레칭 운동을 해주고,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독서도 열심히 해야겠다. 책 읽기 좋은 이 계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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