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트럼프 출마 반대 때문 “당선 가능성 없는 후보 싫어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영킨 VA 주지사를 초청해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이날도 공화당 얼-시어스 주지사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는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번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윈섬 얼-시어스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은 제약회사(AstraZeneca)가 버지니아 샬러츠빌에 45억 달러 투자를 발표하는 자리로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도 초청됐고, 선거를 앞둔 공화당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제이슨 미야레스 주 법무장관 후보에 대한 지지는 재차 밝히면서도 얼-시어스 주지사 후보에 대한 지지는 없었다.
지난 5일 버지니아 노폭에서 열린 해군 창설 250주년 기념식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얼-시어스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날 연설에서 군 출신 공화당 의원들을 칭찬한 트럼프 대통령이 해병대 출신 얼-시어스 후보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고의로 무시한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는 공화당 내부의 미묘한 갈등을 반영하는 것으로 선거 막판 한 표가 아쉬운 후보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MAGA를 자처하는 얼-시어스 후보를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지지를 미루는지, 그 이유는 과거 얼-시어스 후보의 발언에서 찾을 수 있다.
2022년 중간선거 직후 얼-시어스 후보는 CNN 인터뷰에서 “진정한 리더는 자신이 부담이 될 때 물러나야 한다”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재출마에 반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Truth Social)를 통해 얼-시어스는 ‘가짜’(phony)라고 비난했으며 이로 인해 MAGA 지지자들 사이에서 ‘반 트럼프’ 인사라는 낙인이 찍히게 됐다.
그러나 얼-시어스 후보는 지난 2024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그의 변화를 칭찬했지만 MAGA 진영은 여전히 그의 과거를 용서하지 않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기자회견에서 버지니아 선거의 어려움(tough race)에 대해 말하며 얼-시어스 후보에 대한 지지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공식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외면하고 지지를 미루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간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민주당 후보를 앞지르지 못한 얼-시어스 후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신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선거자금에 있어서도 크게 뒤처진 상황에서 공화당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승산 없는 후보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미야레스 후보처럼 가능성이 있는 후보에 대해서는 지지를 미루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얼-시어스 후보는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절실하지만 지지율이 올라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반면 트럼프의 지지를 받지 않는 것이 오히려 중도층 유권자를 포섭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얼-시어스 후보는 이미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의 지지를 원한다. 그는 미국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와 거리두기’ 전략을 취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다.
좀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나오지 않아 모금실적도 저조한 상황에서 버지니아 공화당은 지지율 반등을 위한 백악관의 중대 결심이 필요하다는 반응이지만 얼-시어스의 과거를 용서하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뒤끝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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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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