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수 한식의 우수함, 세계에 알리고파”
▶ 유기농 아시안 푸드 리더로 자리매김
CJ에 Annie Chun’s 브랜드 매각
이제는 유기농 김 사업으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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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재료로 만든 한식의 우수함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오가닉 아시안 푸드의 리더로서 성공한 한인 사업가로 평가받는 애니 천(Annie Chun)씨가 본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천 씨는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아시안 푸드의 특성상 오가닉 제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그것이 너무 싫었고,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순수한 재료로 만들어 주신 한식을 미국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1976년 도미한 그는 샌프란시스코 내 클레멘트 스트릿에서 가족들과 “코리안 루프”라는 작은 식당을 열었다. 그 곳에서 설거지, 쇼핑, 요리, 서빙 등 모든 역할을 혼자 다 해냈던 천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그 경험이 자신의 사업에 큰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1992년부터는 500달러를 투자해 마린카운티 내 파머스마켓에 부스를 마련하고 수제 소스 등을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장사를 시작한 첫날 3시간 만에 직접 만든 소스 108병을 모두 판매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그 뒤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Annie Chun’s 브랜드를 만들고 건조야채, 소스, 면이 들어간 아시안 누들 패키지를 12년 넘게 생산했다. 특히, 몸에 해로운 포화지방(Trans Fat), MSG, 방부제 등을 모두 빼고 생물 분해성 포장지를 사용해 2004년 환경보호국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상한 바 있다.
*CJ와의 인연
“전자레인지로 집에서도 간편하게 훌륭한 내추럴 아시안 푸드를 맛볼 수 있다.”아시안 푸드는 요리하는 데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롭다는 편견을 깨고 고객들이 집에서도 간편하게 훌륭한 내추럴 아시안 푸드를 맛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선보인 것인 Annie Chun’s 누들 패키지 . 당시 아시안 누들을 판매하는 경쟁사들이 많았지만 Annie Chun’s만의 강점은 모든 재료를 내추럴 혹은 오가닉만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천 CEO는 “쌀, 사과 등 오가닉 농산품은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지만 간장, 식초, 테리야키소스 등 여러 재료가 혼합된 소스의 경우 내추럴이나 오가닉 인증을 받기가 상당히 까다로웠다”며 당시 고충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는 오가닉 아시안 푸드 상품들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시장에 쏟아내 미국 내 인지도를 높여갔다.
2005년 당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던 CJ제일제당은 미국 내 내추럴 푸드업체로 이름이 알려졌던 Annie Chun’s을 인수 합병하고 즉석밥인 햇반과 양념류, 장류 등을 Annie Chun’s 이름으로 미국 시장에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천 CEO는 “CJ제일제당과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간편하면서도 우수한 맛의 오가닉 제품을 선보인다는 우리의 비전이 높게 평가된 것 같다”며 "한국 최대 식음료 제조업체 CJ제일제당이 미국으로 진출하는 데 교두보 역할을 하게 돼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당시 소감을 밝혔다.
*Gimme Health Food로 새로운 시작
CJ제일제당이 Annie Chun’s를 인수한 후 애니 천 CEO는 2012년부터 새로운 김(seaweed) 산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오가닉 김을 구하기가 어렵고, 이미 시장을 점령한 경쟁사들 때문에 시작부터 어려움이 상당히 많았다. 특히, 오가닉 김을 찾아 한국을 자주 드나들어야 했고, 풍미를 살리는 시즈닝을 오가닉으로 생산하는 업체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럼에도 한국인 특유의 놀라운 의지와 끈기를 가진 그는 자신의 철학을 담은 오가닉 김을 출시해 Gimme Health Food라는 이름으로 미주 전지역에 유통시켰다. 주류 사회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Gimme는 포브스 및 월스트릿저널 탑 1면에 실리고, NBC 투데이쇼 방송에 나오는 등 건강하고 영양적으로 우수한 음식으로 평가받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외에도 뉴욕에서 열린 ‘Summer Fancy Food Show’에서 은상, 오가닉 식품업체에게 수여하는 ‘소피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는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천 CEO는 "오가닉이라고 하면 믿을 수 있긴 하지만 비싸고 맛이 없다는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며 "하지만 Gimme제품을 통해 이러한 편견을 깨고 싶었고 오가닉을 사업의 기본으로 삼게 됐다"고 밝혔다.
자신의 딸이 지어준 사업명 Gimme가 무척 마음에 든다는 천 CEO는 사업가로서 큰 성공을 거뒀음에도 겸손과 일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한국 음식을 미국에 알리는 게 꿈이었는데, 그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이 감사하고 감격스럽다"면서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되는 한 음식 개발과 사업 확장 등에 계속 힘쓸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Gimme Health Food의 김은 한국에서 소비되는 구운 김과 더불어 미국인들 입맛에 맞게 체다 치즈, 테리야키, 머스타드 등 다양한 풍미를 첨가한 것이 특징인데, 반응이 폭발적이다. 처음에는 질감에 익숙지 않아 거부감을 느끼던 외국인들도 점차 그 맛에 중독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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