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양 <노후복지법 변호사/ 법무법인 파이퍼>

시니어에게 위험한 질병 중에는 암, 뇌졸중, 치매, 당뇨병 등이 있지만 법적 관점에서 가장 무서운 노인병은 소위 “카더라 병“이다. ”카더라 병“은 “가 ~라고 하더라??, 또는 ??노후에 메디케이드 (Medicaid)를 받으려면 ...을 해야 한다 카더라??는 식의 정확한 근거 없는 풍문을, 진리라고 쉽게 믿어버리는 질환이다. 진실도 여러 사람의 입을 거치면 와전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신빙성도 없고 출처도 불명확한 소문을 근거로 중요한 노후 결정을 내릴 경우 막심한 손해가 발생한다.

“카더라병”의 피해자들 중 한인들이 유난히 많다. 재산을 이미 잃으신 분들도 많고, 재산 증여 페널티로 정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세금을 내시는 분들도 있고, 없앨 수 있었던 엄청난 세금을 먼 훗날 자녀들이 물도록 해 놓으신 분들도 많다. 또한 불법 혜택 수혜 문제에 얽혀 벌금을 계속 내고 있는 분들도 있고, 형사법상 전과자가 되어 버린 분들도 있다. 이처럼 ‘카더라’병은 앓다가 회복한 뒤에도 병적 피해가 수십 년간 집안에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미리 예방해야 하는 병이다.

물론 “카더라??라는 식의 소문을 노인들을 겨냥해 악의적인 동기로 퍼트리는 분은 극소수이겠지만, 예상외로 자주 발생하는 나쁜 결과는 정보 전달자의 동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히려 피해자만 난처해진다. 잘못된 정보로 인해 큰 손해를 입더라도 좋은 뜻으로 정보를 전해주신 분들을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한인 시니어 사회에 만연에 있는 “카더라?식의 소문은 수없이 많다. 부동산은 자녀와 함께 공동 명의로 소유해야 좋다 카더라? 재산을 자녀에게 증여해야 메디케이드를 받을 수 있다 카더라?

재산을 모두 현찰로 전환해 은닉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카더라? 메디케이드를 신청할 때 내용을 ??적당히?? 보고해도 정부가 알 길이 없다 카더라?. 이와 같이 부정확하고 부분적인 토막 정보를 토대로 노후 준비를 하면 부모 자녀 모두 먼 훗날 큰 피해를 입게 되어 있다.

이에 더해 대부분의 노후 계획 전문가들은 신뢰성이 있는 분들이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에 소위 전문가들로부터 얻은 정보도 다른 출처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공신력이 있는 언론기관의 기자들이 본인이 인지한 사실들을 취재를 통해 재확인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따라서 입수한 정보들을 무조건 의심하는 것도 비합리적이지만, 본인이 직접 확인하지 않고 타인의 의견에 온전히 의존하거나 소문을 맹신하는 것은 더더욱 큰 문제이다. 특히 상속법, 메디케이드법, 부동산법, 연방 세법, 주 세법, 증여세법, 자본이득세법이 모두 교차하는 노후에는 실수할 경우 만회할 수 있는 에러 마진이 매우 작기 때문이다.

시니어들의 연세가 높아지면 몸과 더불어 정신과 마음도 약해지기 때문에 항상 우려 된다. 젊었을 때에는 날카로운 판단력을 가지셨던 분들도, 노년에는 풍문에 의존해 현명치 못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본다. 심지어 단순히 본인이 듣고 싶은 조언으로 귀를 즐겁게 해 줄 ‘전문가’를 찾는 분들도 종종 본다. 그러나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관련된 진리를 찾는 것은 건전한 판단력과 얼마의 개인적인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잠언에도 ‘지략이 많으면 평온할 것’이라 했다. 시니어들이 하루라도 더 젊고, 더 건강하고, 더 사고 능력이 온전할 때 지략이 있는 조언자들과 함께 미리 노후를 대비하는 것이 치명적인 카더라병의 증상들로부터 시니어를 보호하는 최상의 대안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