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장코가 회음부 압박 쓰림·감각상실 가져와 핸들이 안장보다 낮을 때 앞쪽에 체중 실려 더 타격
자전거를 오래 타게 되면 여성의 성적 건강이 타격을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전거는 ‘남성’을 무력화시킨다. 문제는 안장이다. 자전거 안장에 앉아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면 남성에게 치명적인 발기부전이 찾아든다.
그런데 이게 비단 ‘남성’뿐 아니라 여성의 성적 건강까지 위태롭게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정기적으로 사이클링을 하거나 제자리 자전거타기 운동을 하는 여성은 자전거 안장 위에 앉을 때 회음부 쪽의 감각이 무뎌지는 얼얼한 느낌에 익숙할 것이다. 의학사전에 따르면 회음은 남성의 경우 음낭과 항문 사이, 여성의 경우는 음열과 항문 사이를 가리킨다. 또한 회음부 안쪽의 회음근은 출산과 배변, 성교 등에 필요한 근육이다.
전통적인 자전거 안장은 앞쪽의 약간 볼록하게 도드라진 코(nose)라는 부분에 체중이 실리도록 고안되어 있다. 바로 이 코가 국부의 신경과 혈관을 눌러 발기부전 위험을 높인다. 자전거 순찰 남성 경관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자전거 안장과 발기부전과의 상관관계를 명백히 보여준다.
그러나 여성 사이클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연구는 아직까지 진행된 바 없다. 2006년 예일대 연구원들이 최소한 매주 10마일 이상 자전거를 타는 48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간이조사를 실시, 안장코가 성감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추론을 제기한 게 전부다.
당시 예일대 연구에 참여한 48명의 여성은 자신이 타는 개인용 자전거를 실험실로 가져와 받침대 위에 고정시킨 뒤 각자 선호하는 포지션으로 핸들바와 안장을 조정했다.
예일대의 조사는 여성 사이클리스트들이 느끼는 회음부의 쓰림과 감각상실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 요인들을 파악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여성 참여자들은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회음부에 얼얼한 느낌이 드는지 여부를 연구원들에게 알려주었다. 연구원들은 이와 함께 기구를 사용해 회음근에 전달되는 감각을 측정했다.
조사결과 핸들바의 위치가 정기적으로 자전거를 타는 여성들의 회음부에 손상을 가하는 최대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공기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상체를 납작하게 눕히고 양손으로 드롭바(dropbars)를 잡는 게 압박을 높이는 ‘최악의 자세’로 확인됐다.
핸들바를 안장보다 낮은 위치로 설정한 여성은 몸을 앞으로 심하게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안장코에 실리는 몸무게의 비중이 커진다.
예일대 의대의 산부인학과 교수로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마샤 게스 박사는 “2006년 보고서는 자전거를 타는 여성의 회음부에 걸리는 압박과 회음근 감각상실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자전거 순찰을 도는 남성 경관과 안장과의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밝혀내 주목을 받았던 미국 국립 직업안전위행연구소(NIOSH)의 과학자 스티븐 슈레이더 박사 역시 “예일대 보고서는 자전거와 여성의 성감 상실과 관련해 좋은 시사점을 던져준다”며 “그러나 확실한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훨씬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전거 순찰을 도는 경관들을 대상으로 지난 수년간 강연회를 가진 슈레이더 박사는 강연이 끝난 후 많은 여성 경관들로부터 “성감 상실은 남성만의 문제가 아니다”는 지적을 받곤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남성 경관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자전거 순찰 때 회음에 걸리는 압박을 제거하는 최상의 방법은 코 없는 안장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 없는 안장을 사용할 경우 부드러운 조직인 회음이 아니라 골반뼈에 체중이 걸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슈레이더 박사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NIOSH는 업무 성격상 자전거를 이용해야 하는 근로자들에게 코 없는 안장을 사용할 것을 공식적으로 권했다.
슈레이더 박사는 여성과 코 없는 안장과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연구하지는 않았지만 남성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이라면 여성에게도 마찬가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안장 코에 체중이 걸리지 않는다면 회음이 압력을 받을 일도 없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특약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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