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부부 산길서 사고로 4일간 고립됐다 구조돼
연료 아끼려고 엔진도 잠깐씩 틀어
워싱턴주 밴쿠버의 60대 부부가 지난주 내린 폭설로 깊은 산길에서 사고를 당해 나흘 밤을 견딘 뒤 무사히 구조됐다.
밴쿠버(워싱턴주) 주민인 존 노벨(63)은 동갑 부인인 패트리시아와 함께 지난 21일 오전 지프 ‘그랜드 체로키’ SUV를 몰고 길을 나섰다. 존이 38년간 다닌 밴쿠버의 ‘피리토-레이’ 회사에서 지난 1월 은퇴하면서 기념으로 받은 카메라를 테스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워싱턴주 쿠가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자녀들에게 핸드폰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세인트 헬렌스 쪽으로 방향을 잡은 이들은 산간도로를 따라가다가 눈길에 차가 미끄러지면서 허리 정도 깊이의 도랑으로 차가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들은 도랑에서 차를 도저히 빼낼 수가 없고, 첩첩산중이어서 핸드폰도 터지지 않자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며 ‘고립 생활’을 시작했다. 차안에 먹을 것이라고는 ‘젤리 빈’과 조금 남아있는 병물뿐이었다. 이들은 젤리 빈으로 허기를 달래고, 병에 눈을 담아 녹은 물을 마시며 폭설 속에서 첫번째 밤을 넘겼다.
가솔린이 바닥날까봐 추위가 심하게 느껴질 때만 잠깐 엔진을 틀었고, 배터리로 좌석만 데우기도 하면서 추위를 견뎠다. 존은 “언젠가 구조대가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아내와 크리배지 게임을 하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들과 소식이 끊어진 자녀들은 22일 경찰에 신고한 뒤 포트 타운젠드 등 워싱턴주 전역의 호텔과 모텔을 수소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 속에서 나흘밤을 견뎌낸 후인 25일 오후 남녀 야영객 4명이 이들을 발견, 차량을 길로 끌어롤려 주고 5갤런의 가솔린도 보태줘 집으로 돌아가도록 도와줬다.
무사히 귀가한 존은 “우리 부부는 당뇨가 있는데 4일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당을 체크했더니 정상으로 떨어졌다”고 농담을 건네며 “우리를 구해준 야영객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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