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새해 경기진단 / 융자업<끝>
자영업ㆍ세일즈 등으로 전환했지만 힘겨운 삶
생존자에겐 경쟁 줄어 희망적
시애틀지역에서 5년 가까이 융자 비즈니스를 해왔던 K씨는 지난해 세일즈맨으로 전업했다. 특정 회사에 취직해 봉급을 받는 판매담당자가 아니라 네트워크 판매(일명 ‘피라미드’ 판매)로 전화기 등 각종 통신기기 등을 파는 일을 하고 있다.
K씨는 “모든 사람이 알다시피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가 부동산과 융자인데 1년 이상 생활비를 한 푼도 챙길 수 없어 네트워크 판매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신기기 네트워크 판매도 잠깐 반짝했을 뿐 지금은 거의 수입이 없는 상태라며 한숨 지었다.
그는 “자본도 없지만 한인 자영업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을 보면 비즈니스를 할 엄두도 못 낸다”며 “현재는 부모로부터 생활비를 보조받으며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상황이 다시 좋아지면 융자 쪽으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융자는 불황 1년 전부터 타격
한때 너도나도 뛰어들어 문전성시를 이뤘던 융자업종의 한인 종사자들이 전후 사상 최장이었다는 불황을 겪으면서 K씨처럼 전업하며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관련 업계와 본보 업소 전화부 등에 따르면 2006년까지만 해도 융자업에 종사했던 시애틀지역 한인들이 족히 200여명은 됐었다. 이번 불황을 겪으면서 시애틀지역에서 아직도 융자 관련 비즈니스를 정식적으로 하고 있는 한인은 40명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융자업무를 쉬고 있거나 관련 업계를 떠났다는 이야기다.
한인 모기지 업체인 퀸텟의 토니 장(사진) 대표는 “미국 불황이 공식적으로 2007년 12월에 시작됐지만 융자 업종은 그보다 1년 전인 2006년 12월부터 손님이 뚝 끊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융자업이 일반 경기 사이클에 비해 1년 정도 선행했다는 의미이다.
융자업종의 침체는 그후 4년간 계속됐으며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현재도 확연한 회복세는 느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불황이 서브 프라임 사태로 인해 촉발됐던 만큼 대출 문이 꽉 닫혀버린 탓이다. 부동산이나 자영업의 침체도 대출이 잘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는 대출조건 완화될 듯
현재 시중은행 등 대출기관들은 소비자들이 대출을 원할 경우 종전보다 엄격한 소득증명(2년 이상)을 요구하고 크레디트 요구도 더욱 강화한 상태다. 한 때 0% 다운페이먼트도 있었지만 현재는 상황에 따라 30% 이상의 다운페이먼트를 해야 융자를 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퀸텟의 장 대표는 “현재는 자신의 소득에서 지출 비중이 45% 이상이면 융자를 해주지 않는다”며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소득증명이나 크레디트 등에서 기준이 확실하게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가 통화량 추가 공급 등 양적 팽창을 통해 경기 부양을 모색하고 있는데다 생존한 은행들도 경기회복세와 함께 대출 조건을 다소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이자율은 5%선 예상
올해 들어 융자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자율이다. 지난해 여름 30년 고정 금리가 4% 이하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점점 올라 현재는 대략 4.375%까지 인상된 상태다.
장 대표는 사상 최저였던 모기지 이자율이 현재 확실하게 오르는 추세라며 “올해는 30년 고정금리를 기준으로 5%선까지는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때문에 신규 주택구입에 대한 판단은 따로 하더라도 기존 주택소유자들의 경우 주택 재융자가 가능하면 서둘러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통상적으로 이자율이 1% 오르면, 집값을 10% 정도 비싸게 산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부동산 시장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이자율이 오르는 추세를 감안하면, 어떤 선택이 가장 좋을지는 소비자들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자율이 오르는 부담보다 집값이 떨어지는 폭이 더 크다고 생각하면 주택구입을 다소 늦추고, 반대라면 주택구입을 고려해볼 시기라는 뜻이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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