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갱 범죄 심각합니다”
한국 지부장 5년 마치고 지난해 시애틀 지부로 옮겨
연방수사국(FBI) 한국 지부장을 지내고 지난해부터 시애틀지부에서 특별수사 감독관으로 뛰고 있는 맹주성(43)씨가 테러방지 외에 시애틀지역에서도 점차 늘고 있는 조직범죄 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맹 감독관은 2001년 FBI 본부에서 화이트칼라 범죄 담당과장으로 2년 남짓 일한 후 한국지부장으로 발령 받아 고국에서 부모를 모시고 5년간 테러, 사이버범죄, 화이트칼라 범죄 등을 취급하다가 작년 7월 시애틀지부로 옮겨 같은 분야의 일을 맡고 있다.
그는 한국 근무 중 포틀랜드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한국으로 도피해 군복무중이던 한인청년을 한국 국방부와 검찰의 협조로 미국에 압송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맹 감독관은 시애틀지역도 갱 간에 싸움이 잦아지고 있다며 지난 1월에도 다운타운의 한 술집에서 갱 단원이 다른 조직원의 머리에 권총을 대고 사살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시애틀에서 한인이 개입된 범죄 케이스를 다룬 적은 없다고 밝힌 맹씨는 지난주 페더럴웨이 경찰국과 업무협조를 위한 회의를 하면서 앤디 황 부국장을 만나 너무 반가웠다고 말했다.
그는 시애틀은 도시 분위기가 자유분방한 편으로 청소년들이 심야에 도심을 배회해도 제재하지 않는 등 주법이 다소 느슨한 편이라며, 따라서 갱이나 조직범죄 수사에 다소 애로가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1976년 부모를 따라 아이다호로 이민 온 맹 감독관은 LA를 거쳐 부모가 마켓을 운영한 네브라카에 정착, 네브라스카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는 영어를 못해 불이익을 당하는 한인들을 목격하고 검사나 변호사가 되고 싶었으나 인종차별 행위는 FBI가 주로 수사한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FBI를 지원했다.
그러나, 시험이 만만치 않았다. 심사관으로부터 “FBI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자존심 상하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는 말에 심사관이 솔깃했다는 것.
현직 검사, MBA 학위 소지자 등 3만8,000여명의 날고 뛰는 지원자 가운데 필기시험과 면접 등을 통해 350명을 뽑았는데 맹씨도 100: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 신체검사와 신원조회를 거쳐 2년여 만인 1991년부터 FBI 수사관 뱃지를 달았다.
첫 임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 갱, 사이버범죄, 민권문제 등을 10년간 담당했다. 1995년에는 당시 고가품이었던 반도체를 밀매하던 베트남조직을 2년반 동안 함정수사를 벌여 6개 조직의 200여명을 일망타진, 핵심 38명에 20년 형이 선고되도록 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맹씨는 말했다.
밀매조직은 4,000만 달러 상당의 장물 CPU를 밴에 싣고 다니며 밀매했는데, 맹 감독관은 수사를 위해 인텔과 AMD의 반도체 지원을 받아 이들과 위장거래를 하며 수백만 달러의 매매차익(?)을 남기기도 했다며 웃었다.
시애틀 근교에 부인 및 11살, 7살짜리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맹 감독관은 주말에 골프와 여행을 즐기고 낚시에도 일가견이 있다.
그의 부친 맹명수(75)씨는 나무에 글이나 그림을 새기는 저명한 서각 작가이다. 맹 감독관은 부친의 서각이 단순한 취미지만 예술의전당과 국회의원 회관에도 작품이 전시될 정도로 솜씨를 인정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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