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브라질 中대사관 “183개사에 수출 승인”…참깨 등 농산물 교역도 확대
▶ 브라질 정부, WTO에 자문 요청… “美 제소 여부, 룰라 대통령이 최종 결정”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50% 고율 관세부과 영향으로 미국으로의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 브라질산 커피에 대해 수입 문호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주재 중국 대사관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브라질 커피 수출업체 183개 사에 대한 거래를 승인했다"며 "지난달 30일 발효한 이번 조처는 5년간 유효하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주브라질 중국 대사관은 또 별도의 게시물에서 "중국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1년에 16잔으로 세계 평균 240잔에 비해 낮지만, 일상생활에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면서, 관세 이후 미국으로의 판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브라질 업계의 눈길을 잡을 만한 메시지를 곁들였다.
브라질 커피 업계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쿠데타 모의 혐의 재판 진행 등을 이유로 미국에서 브라질에 부과한 50% 관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 분야로 꼽힌다.
브라질산 커피를 수입하는 '가장 큰 고객'이 미국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1년에 6천700만∼6천800만포대의 커피를 생산하며 세계 시장 1위 점유율(2023년 기준 39%)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최대 커피 소비국으로 알려진 미국과의 안정적인 거래가 큰 영향을 미쳤다.
브라질 커피수출업협회(Conselho dos Exportadores de Cafe do Brasil·CECAFE) 자료를 보면 물량 기준 지난해 미국은 60㎏ 포대 기준 814만1천817포대를 사들였다. 이는 미국 내 전체 커피 유통량의 33%에 달한다고 현지 당국은 추산한다.
독일(759만6천232포대), 벨기에(437만9천608포대), 이탈리아(391만7천585포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차(茶)를 즐기는 중국의 경우엔 작년에 브라질산 커피를 93만9천87포대 수입해, 14위 수준을 보였다. 일본(221만6천800포대·5위)이나 한국(105만6천518포대·12위)보다도 적은 수입량이다.
이를 고려하면 갑작스럽게 200여곳에 가까운 브라질 커피 유통업체에 대해 대거 수출 허가를 낸 것은 이례적인 결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국인들의 커피에 대한 관심이 최근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는 현지 보도가 있었으나,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상대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곳에도 주요 커피 생산국이 있어서다.
이 때문에 브라질산 커피에 시장 문호를 개방한 중국 결정은 다분히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브라질 커피 업계는 이미 지난달 초부터 미국의 50% 관세 부과 현실화를 대비해 정부 당국에 대체 수출국 물색을 요청한 바 있어서, 중국으로의 공급 확대 가능성에 반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브라질 간 무역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중국은 브라질 참깨 유통기업 30곳의 대중국 수출도 추가로 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브라질 중국대사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브라질 국빈 방문 기간 체결된 협정의 결과로, 현재 승인된 브라질 참깨 유통기업은 총 61곳"이라고 공개한 뒤 "브라질 역시 46개 기업에 중국으로의 동물 사료 판매 허가를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심하는 브라질 정부는 우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라우두 아우키밍 브라질 부통령 겸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현지 기자회견에서 "통상 분야 관계장관 회의 결과 미국이 부과한 관세 인상 조치에 대해 WTO에 자문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과 현지 통신사인 아젠시아 브라질이 보도했다.
이는 WTO를 통한 분쟁 해결의 첫 번째 조처가 될 수 있으며, 미국에 대한 최종 제소 결정은 룰라 대통령이 내릴 것이라고 G1은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미국과의 직접 협의를 통한 관세율 조정과 다른 국가들과의 연대체 구성을 기반으로 한 WTO 제소를 언급하면서도 "만약 이 모든 과정이 무위로 돌아간다면, 우리는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보복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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